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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 된 ‘휴대용 불감’ 일본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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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 된 ‘휴대용 불감’ 일본서 돌아왔다

입력
2018.01.09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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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 친구들(YFM)이 일본의 고미술상으로부터 구매한 뒤 박물관에 기증한 14세기 고려 불감. 사람 손바닥보다 약간 큰 크기로 사찰 외 장소에서 예불을 돕는 기능을 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 친구들(YFM)이 일본의 고미술상으로부터 구매한 뒤 박물관에 기증한 14세기 고려 불감. 사람 손바닥보다 약간 큰 크기로 사찰 외 장소에서 예불을 돕는 기능을 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14세기 말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시대 금동불감과 관음보살상이 일본에서 돌아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문화후원단체인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 친구들(YFM)이 지난해 일본의 고미술상으로부터 구매한 고려 금동불감과 관음보살상을 고려 건국 1,10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박물관에 기증했다고 9일 밝혔다.

불감이란 불상을 봉안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이번에 기증된 불감은 휴대용 불감이다. 작은 불감은 사찰 이외 장소에서 예불을 돕는 기능을 하며 탑 안에 봉안되기도 했다. 소형 금속제 불감은 고려말 조선초기에 집중 제작됐으며 현재 전해지는 것은 15점에 불과해 더욱 귀중하다. 불감에 넣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소형 금동불이 많이 전해지는 점으로 미뤄 불감 역시 많이 제작됐으나 후대에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돌아온 고려 금동불감은 높이 13.5㎝, 너비 13.0㎝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유리건판 사진으로만 존재가 알려지다 이번에 실물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박물관 관계자는 “불감의 형태가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 있어 고려시대부터 등장하는 금속제 불감의 전개 양상을 살펴 볼 수 있는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금동불감은 일제강점기 대구에 거주했던 고미술품 수집가 이치다 지로(市田次郞)에 의해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약 30년 전 도쿄의 고미술상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금동불감은 금강역사상이 새겨진 문 안쪽에 타출(두드려서 모양이 겉으로 나오게 하는 방법) 기법으로 조각된 석가여래의 설법 장면이 있는 점도 특징이다. 석가여래를 중심으로 좌우에 협시보살과 10대 제자, 팔부중(불법을 수호하는 여덟 신)이 새겨진 얇은 금속판이 덧대어 있다.

소형 불감은 지붕 모양의 덮개가 있는 ‘전각형’과 지붕이 없는 ‘상자형’으로 구분된다. 상자형은 이번에 환수한 고려 금동불감과 2012년 전북 익산시 심곡사 칠층석탑 해체과정에서 발견돼 보물로 지정된 불감이 전부다. 박물관은 이번에 돌아온 불감의 형태를 미뤄 14세기 유물로 추정하고 있다.

고려 금동불감과 함께 환수된 관음보살상. 금동불감과 일체를 이뤘던 유물로 추정된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고려 금동불감과 함께 환수된 관음보살상. 금동불감과 일체를 이뤘던 유물로 추정된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불감과 함께 돌아온 관음보살상은 높이 8.0㎝, 너비 5.2㎝로, 금동불감과 일체를 이뤘던 유물로 보인다. 불감에는 본래 2구의 상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나, 현재는 한 점만 전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고려 건국 1,100주년을 기념해 올해 12월 4일부터 내년 3월 3일까지 개최하는 ‘대고려전’에서 고려 금동불감과 관음보살상을 일반에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유물을 기증한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 친구들은 50세 이하 경영인들이 2008년 결성한 문화 후원 친목 모임으로 국립중앙박물관 후원 단체이다. 지금까지 고려 불감과 고려 나전경함 등 10건의 문화재를 기증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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