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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기 태운 ‘미투’, 연예계 방죽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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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기 태운 ‘미투’, 연예계 방죽 무너졌다

입력
2018.02.2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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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의혹' 받고 있는 배우 조민기 [한국스포츠경제 정진영] 법조계, 문화계에서 큰 물결을 만들어 낸 ‘미투 운동’이 연예계에까지 번지기 시작했다. 이름이 많이 알려진 대상을 상대로 한 것이라 쉽게 점화되지 않았던 ‘미투 운동’의 불씨가 연예계에서 타올랐다.

가장 먼저 도마에 오른 연예계 인물은 배우 조민기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조민기가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교수로 있을 당시 여성 제자들을 여럿 성추행 했으며 이로 인해 교수직에서 물러났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올라왔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면서 점차 여러 커뮤니티 및 SNS로 퍼져나갔고, 사태는 점차 심각해졌다.

청주대학교 측은 곧 입장을 내고 “지난해 말 관련 의혹 제보를 받고 내부적으로 조사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조민기 교수에게 일부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돼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소속사 측은 처음엔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하며 “관련 의혹은 전부 루머이며 학교 측의 대응에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으나 상황은 진정되지 않았다. 오히려 조민기로부터 성희롱 및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이 더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조민기 교수가 오피스텔로 불러 자고 가라고 하더라”, “자고 있는 내 옷 속에 손을 넣었다”, “노래방에서 지나치게 신체를 밀착하더라”는 등 자세한 정황을 제시하며 ‘성추행 의혹’에 힘을 실었다.

심각성을 인지한 소속사 측은 경찰 조사를 성실히 받겠다면서 조민기가 출연할 예정이었던 OCN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 하차를 선언했다.

'성 추문' 관련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이는 이윤택 전 연출

연예계 ‘미투 운동’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연희단거리패에서 예술감독을 역임한 이윤택의 경우 같은 단원으로 일하던 여성들을 수 차례 성추행 및 성폭행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윤택은 논란이 커지자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며 반성의 의미로 모든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19일 서울연극협회는 심의를 열고 이윤택 연출을 영구 제명 조치했다. 이 전 감독으로부터 성범죄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은 단체로 법적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최초로 이 전 감독의 성범죄 사실을 폭로하며 ‘미투 운동’에 동참한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는 공소시효가 남은 피해자들과 함께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미투 운동’의 불길은 여전히 거세다. 최근 이 전 감독과 함께 일했다고 주장하는 누리꾼 몇몇이 이 전 연출이 데리고 있던 한 배우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폭로글에 따르면 이 배우는 현재 코믹 연기로 유명한 영화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조민기에 이어 ‘미투 운동’의 대상이 되는 또 다른 연예인이 나올 수 있는 것.

민감하고 조심스러웠던 연예계 ‘미투 운동’의 방죽은 무너졌다. 연극계에 몸 담았던 한 배우는 “터질 게 터진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미투 운동’의 바람에 끌려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사진=OSEN

정진영 기자 afreec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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