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창배 기자

등록 : 2017.11.22 18:13
수정 : 2017.11.22 18:51

연약지반 많은 부ㆍ울ㆍ경… 지진 후 ‘액상화’ 무대책

등록 : 2017.11.22 18:13
수정 : 2017.11.22 18:51

물금신도시, 마린시티 등 매립지 즐비

국내, 액상화 지도 없이 ‘걸음마’ 수준

울산시, 삼산ㆍ달동 액상화 조사 나서

20일 오후 경북 포항시 흥해읍 한 레미콘 공장과 인접한 논에서 액상화 현상이 발견됐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지진 여파로 지하의 물과 모래 등 연약지반이 엄청난 압력으로 땅속에서 솟구쳐 오르는 액상화가 큰 위험요소로 등장하면서 연약지반이 많은 부산과 울산 경남지역에서도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액상화는 규명이 쉽지 않은데다 지진에 취약, 지반이 순식간에 붕괴해 건물 도괴(倒壞) 등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시는 남구 삼산동과 달동 등 지진에 취약한 연약지반에 대한 액상화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양산단층대 영향을 받는 울산은 삼산동과 달동 등이 포항과 비슷한 펄층으로, 지진이 발생하면 액상화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 지역은 과거 논이었다가 일제 강점기 때 비행장으로 사용된 펄층으로, 현재 고층건물이 밀집해있다.

아파트 등 고층건물은 땅속 기초암반에 파일을 박아 고정시키는 방법으로 연약지반에서도 건물 안전을 담보할 수 있으나, 저층 건물이나 단독주택 등은 지진에 극히 취약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삼산동과 달동의 일부 건물은 최근까지 지반침하가 계속되면서 건물과 지반의 이음새가 벌어지고, 태화강역 철로의 경우 지반 침하현상으로 보강공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지난 6월부터 내년 12월 완료 목표로 UNIST에서 수행 중인 '울산형 지진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조사연구 용역'의 지질조사 분야에 액상화 조사를 포함시키기로 했다.

20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망천리에서 기상청 관계자들이 액상화 현상을 조사하기 위해 시추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과 경남도 해안이나 강 유역 매립지가 많아 액상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질학계에서는 부산과 경남도 매립지나 낙동강 하구 및 항만 쪽은 퇴적물이 많아 지진의 2차 피해인 액상화가 일어날 수 있는 요소를 다 갖춰 향후 일대에 강한 지진이 발생할 경우 얼마든 액상화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지역의 경우 물금신도시나 수영만(마린시티), 북항부두 일대 등이 대표적인 매립지로, 곳곳에 연약지반이 산재돼 있다. 물론 이들 지역의 경우 지하암반과 지지대를 설치하는 등 대다수 고층건물이 진도 6 안팎의 지진에 대비하고 있으나 액상화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내년부터 정부가 실시하는 단층조사에 올해 지반에 대한 정보를 DB화 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시 조례를 만들어 내년에 첫 종합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경남도도 조만간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키로 하는 등 대비에 나서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액상화에 대한 대비가 걸음마 수준인데 반해 일본은 토지 액상화 위험도를 표시한 액상화 지도를 만들어 공개하는 등 대비책을 갖고 있다. 지역별 위험도를 5단계로 나눠 표시하고, 액상화 이력 등 자료를 갖추고 있는가 하면 건설업계도 액상화 피해를 줄이려 땅속에 파이프를 묻어 지하수를 빼내거나 격자형 콘크리트벽을 메우는 공법을 개발해 위험도를 낮추고 있다.

부산대 지질환경공학과 팀은 “부산과 경남은 해안을 따라 매립지역이 곳곳에 분포, 지진이 왔을 때 약한 암반이라 더 큰 흔들림이 오는 만큼 액상화 현상이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더 빨리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액상화’라는 용어는 1964년 일본 니가타 지진으로 지반이 붕괴하면서 아파트가 통째 뒤로 넘어간 뒤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일보 페이스북

한국일보 트위터

한국일보닷컴 전체기사 RSS

RSS

한국일보닷컴 모바일 앱 다운받기

앱스토어구글스토어

한국일보닷컴 서비스 전체보기

Go

뉴스 NOW

이전

  • 종합
  • 정치
  • 사회
  • 경제
  • 국제
  • 문화
  • 연예
  • 라이프
  • 스포츠

다음

머리 위 '거대 콘크리트' 대전차방호벽, 안전합니까?
文대통령 지지율, 中 굴욕외교 논란에 70% 아래로 하락
최순실재산몰수법 처리 협조하겠다는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
'문성근 합성사진' 국정원 직원 유죄…'허용될 수 없는 행위'
“영화 주인공 같던 난 없어”... ‘댄싱퀸’ 엄정화의 고백
사람이 휘두른 각목 맞은 ‘길고양이’… 현상금 내건 케어
손흥민, 보기 드문 헤딩골… 4경기 연속 득점

오늘의 사진

많이 본 뉴스

  • 1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