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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사무관이 의회 조롱” 광주시의원들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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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사무관이 의회 조롱” 광주시의원들 ‘부글부글’

입력
2017.09.2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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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써준 종이 원고 읽어” 페북 글

의원들 “의회 경시 태도” 울컥

윤장현 광주시장에 사과 요구

해당 직원 “독백글, 비난 아냐” 해명

광주광역시의회 본회의장 전경.
광주광역시의회 본회의장 전경.

‘이런 괘씸한….’

요즘 광주시의원들의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13일부터 시작된 제261회 임시회 본회의 과정에서 집행부의 한 사무관이 시정 질문에 나선 의원들의 자세와 자질 부족 등을 꼬집는 듯한 뒷담화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기 때문이다.

의원들을 향한 SNS 뒷담화 사건은 제5차 본회의 시정질문이 끝난 이튿날인 22일 시청 A사무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듣고 있어, 말해요’란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벌어졌다. A사무관은 이 글에서 “묻고 답하는 시정질의가 끝났다. ‘본 의원이’ 위엄스런 목소리지만 내가 볼 땐 아무래도 ‘안 본 의원’이다”며 시정질문에 나선 의원들을 비꼬았다. A사무관은 이어 “미리 써주고 읽어 내려간 종이 원고라서 마음에 새겨 담지 못했으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이 깔끔하지만 개운하지도 못하다”고 힐난했다. 시의원들이 내용도 모른 채 시정 질문을 하고 있다는 뉘앙스였다. A사무관은 또 “서로를 이해하지 않으려 했거나 설득하지 않으려 했거나 그랬을 것이다. 여태껏 뚫렸던 눈으로 보고 트였던 귀로 들으며 째진 입으로 말하려 했지만 곡해와 오류는 적지 않다”고 까지 적었다. 더구나 A사무관은 19일 제3차 본회의 때 자신의 소속 부서 업무와 관련 시정 질문이 있었던 터라, 당시 시정 질문을 했던 의원을 비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 소식을 접한 시의원들은 발끈했다. 집행부가 의회 전체를 무시하고 조롱했다고 판단한 의원들은 윤장현 광주시장에게 사과와 함께 A사무관에 대한 인사조치를 요구했다. 의원들은 “시정 질문과 특정 의원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 시정 질의에 나선 의원들을 조롱하고, 의회를 무시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반발했다.

현재 A사무관의 페이스북 글은 삭제됐지만 의원들은 불쾌한 감정을 쉬 누그러뜨리지 못하고 있다. A사무관의 글이 시의원들의 자질 부족을 꼬집는 것으로도 비춰질 수 있는 데다, 집행부의 이런 의회 경시 태도가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고 있는 탓이다. 실제 올해 2월 초 광주시 문화관광체육실의 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 의원들에 대한 업무보고 당시 소관 부서와 사업소 직원들이 의원들의 자질과 전문성 부족을 꼬집는 듯한 뒷담화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집행부와 의원들간 앙금이 쌓이기도 했다.

의원들이 이날 A사무관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윤 시장에게 직접 사과를 요구한 것도 집행부의 의회 경시 행위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정치적 책임을 추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시장은 의원들의 사과 요구에 대해 “나도 그 사람(A사무관)을 멀리 하고 있다”고 즉답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A사무관은 이에 대해 “사무관 승진 후 첫 시정질문을 지켜본 뒤 독백형태로 반성과 소회를 SNS에 올린 것이지 누구를 비난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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