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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격 사퇴’ 설마 하던 의원들 충격… 최고위원들 읍소도 무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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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격 사퇴’ 설마 하던 의원들 충격… 최고위원들 읍소도 무위

입력
2016.06.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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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전격 사퇴에 망연자실

“지도자는 소신 관철만 해선 안돼”

“지금은 수습이 우선” 만류에도

작심하고 나온 듯 의지 안 굽혀

“하루 이틀 사이 결심 아닌 듯”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눈을 감은 채 박지원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안 대표는 이후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사태에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고영권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눈을 감은 채 박지원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안 대표는 이후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사태에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고영권기자

“누가 뭐라 해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하루 이틀 사이에 내린 결심으로도 보이지 않았다. 이미 마음 속에서 모든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결정하고 나왔더라.”

29일 안철수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동반 사퇴를 발표하기까지 오전 8시40분부터 2시간45분 동안 격론이 오갔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한 최고위원의 말이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민들이 기대하는 책임정치를 버릴 수 없다”며 사퇴 의사를 끝내 굽히지 않았다.

정치 고수들의 코치와 만류도 소용이 없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자기 소신만 관철하는 게 지도자가 아니다”, “현실적으로 안철수 없는 국민의당은 ‘앙꼬(팥) 없는 찐빵’ 아니냐” 고 만류했다. 박주선 최고위원도 나서 “지금은 수습이 우선이다, 현실 도피해서 안 된다”고 다그쳤다. 하지만 안 공동대표는 ‘책임정치’를 앞세워 철벽 방어에 나섰다. 오전 10시 잠시 공개로 전환된 최고위원회의에 모습을 드러낸 안 공동대표의 얼굴은 벌겋게 상기돼 있었다. 이후 85분 간 국회서 열린 상임위 참석 등으로 자리를 비웠던 최고위원들이 번갈아 도착해 ‘안철수 달래기 총력전’을 벌였지만, 이미 굳어진 그의 사퇴 결심을 되돌린 순 없었다. ‘기소 시 사퇴’라는 절충론도 나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안 공동대표는 전날 오후 의원총회에서 “당 대표로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며 처음 사퇴를 시사했다. 이 때만 해도 당 안팎에서 그가 실제로 물러날 것으로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오전에 먼저 열린 의총에서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되자 이를 정면돌파하기 위한 ‘재신임 카드’ 차원에서 나온 정치적 액션 아니냐는 해석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안 공동대표는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사태가 불거진 직후부터 대표직 사퇴 고민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는 “저한테는 며칠 전부터 얘기를 했다”며 “천 대표에게는 어제 의총에서 발언하기 전 문자 메시지로 자신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천 공동대표 역시 “당 대표가 책임지겠다는 말을 한 상황에서 좌고우면, 우왕좌왕해선 안 된다”며 동반 사퇴에 힘을 실어줬다고 한다.

‘설마 진짜 대표직을 던지겠냐’며 노심초사했던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두 공동대표의 전격적인 사퇴 소식에 망연자실해 했다. 특히 안 공동대표 체제에서 영입되거나 공천을 받은 초ㆍ재선 의원들의 충격이 커 보였다. 한 초선 의원은 “멘붕(멘탈붕괴) 상태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당’인데, 당의 구심점이 사라져버렸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당직자들은 새로운 지도부 구성 요건에 필요한 당헌 당규를 찾아보는 등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때문에 안 공동대표가 어려움에 처한 당은 도외시 한 채 ‘자기 정치’에 골몰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부 나왔다. 호남출신의 한 재선 의원은 “살신성인의 불가피한 결단이라고 보지만, 당이 아직 정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표직 사퇴가 과연 책임 있는 자세인지, 누구를 위한 결단인지 의문이다”고 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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