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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고용 검토’ 청소노동자 79일째 파업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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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고용 검토’ 청소노동자 79일째 파업 왜?

입력
2018.04.17 20: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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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갈등에 국회의원 중재하자

이사장 “상반기 안에 고용 검토”

#노조 “아직도 약속 이행 안 해”

학교 “검토하겠다고 했을 뿐”

#용역업체와 올해 계약기간 끝나

당장 해지 여부 놓고도 이견

8일 오후 서울 중구 동국대 본관 앞에서 열린 동국대 청소노동자 문제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청소노동자들이 삭발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오후 서울 중구 동국대 본관 앞에서 열린 동국대 청소노동자 문제 해결 촉구 기자회견에서 청소노동자들이 삭발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국대 청소노동자 구조조정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연초 비슷하게 내홍을 겪은 연세대 홍익대 등은 구조조정안을 철회한 것과 달리, 동국대는 국회의원들까지 가세하며 학교 이사장이 “올해 상반기 안에 직접 고용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도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이유는 무얼까.

동국대는 청소노동자 86명 중 8명이 지난해 12월 정년퇴직하자 재정 부담을 이유로 신규 채용하지 않고 근로장학생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청소노동자가 소속된 민주노총 일반노조는 1월 29일부터 ‘파업’과 동시에 학교 본관 점거 ‘농성’을 시작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파업과 농성은 17일 기준 79일째 진행 중이다.

학교 위생 상태는 날이 갈수록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학교 측은 개강 뒤 2~3일에 한 번씩 행정직원을 청소 대체인력으로 투입했고, 이 때마다 파업 중인 청소노동자와 충돌했다. 이로 인해 지난달 13일에는 청소노동자 다수가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학교와 노조가 접점을 찾지 못하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을지로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지난달 21일 청소노동자 농성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임봉준(자광스님) 이사장이 “상반기 안에 기존 청소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해결 국면으로 접어드는 듯했다.

그런데 이후 노조는 “이사장 공언대로 올 상반기 전까지 직접 고용될 것으로 기대했는데, 학교가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학교는 “직접 고용을 검토하겠다고 했을 뿐 상반기 내에 직접 고용을 완료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라며 “현재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검토 중인 상태”라고 밝혔다. 이사장 발언을 제각각 풀이한 것이다.

여기에 학교는 현재 ‘청소 용역 계약’을 맺은 업체(태가BM)와의 계약기간이 올해까지인 점을 들며 “올해는 일단 현재 상태로 가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하지만 노조는 “해당 용역업체는 노조 파괴를 일삼아 온 곳으로 당장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학교와 용역업체가 맺은 과업지시서(일종의 계약서) 계약해지 사유 중에는 ‘노동관계법 규정을 위배해 관계기관 및 단체로부터 지적을 받거나 물의를 야기할 경우’가 적시돼 있다는 것이다.

실제 고용노동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2010년 3월부터 올해 1월 12일까지 28건의 근로기준법ㆍ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위반 혐의로 고소ㆍ고발ㆍ진정됐다. 최근 5년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 등으로 노동부 시정 지시를 받거나 사법 처리된 경우도 9건이다. 이에 대해 동국대 관계자는 “이 중에는 ‘혐의 없음’ 처분을 받거나, 노조의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이 기각된 경우도 있다”며 “고소ㆍ고발 등을 당했다고 무조건 문제 업체라고 판단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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