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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만 즐거운 곳? 동물이 행복한 동물원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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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만 즐거운 곳? 동물이 행복한 동물원 만들어요"

입력
2015.12.1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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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 로리 회장은 “동물원도 이제 변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서울대공원 제공
레이첼 로리 회장은 “동물원도 이제 변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서울대공원 제공

“매일 수많은 종들이 멸종되면서 동물원이 ‘노아의 방주’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물원이 사람만 즐거운 장소가 아닌 동물 보전과 함께 그들의 소중함을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할 때입니다.”

레이첼 로리(33) 국제동물원교육자협회(IZE) 회장은 최근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동물원의 역할을 바꿔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로리 회장은 지난주 열린 제5회 아시아 동물원ㆍ수족관 교육자 컨퍼런스(AZEC)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2년마다 개최되는 이 행사에는 올해 아시아 15개국 200여명의 동물원 대표와 교육 전문가가 참여했다.

호주 멜버른 빅토리아 동물원의 물개. 빅토리아 동물원 제공
호주 멜버른 빅토리아 동물원의 물개. 빅토리아 동물원 제공

로리 회장은 13년간 호주 멜버른 빅토리아동물원에서 근무하면서 교육, 보전 매니저를 거쳐 현재 교육보전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동물 교육 전문가다. 그가 동물원의 기본적인 조건으로 내세우는 것은 바로 동물복지다. 동물원 내 동물들의 복지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면 동물원의 어떤 목적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물에 걸린 물개를 3번 구조하고 돌려보냈지만 결국 상처를 입고 되돌아 왔어요. 물개의 치료 과정이 길어지면서 결국 돌려보내지는 못했지만 동물원을 찾은 아이들에게 물개가 동물원에 온 과정, 상처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었죠.”

하지만 물개가 일반 관람객, 사육사와 끈끈한 연대가 있었음에도 빅토리아 동물원은 물개의 분변 속 호르몬 분석을 통해 스트레스 수치를 체크하는 등 물개의 복지를 우선으로 삼았다. 물개가 고통을 받고 있다면 아무리 교육이라는 목적으로 활용한다고 해도 긍정적 결과를 낳기는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호주 멜버른 빅토리아 동물원의 인기 동물 포섬. 빅토리아 동물원 제공
호주 멜버른 빅토리아 동물원의 인기 동물 포섬. 빅토리아 동물원 제공

꼭 살아있는 동물을 교육에 이용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어떤 종을 어떻게 훈련시키고 어떤 대우를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다. 예컨대 설치류과인 포섬(possum)이라는 동물은 사람과 친근하게 지내는 동물로 기본적인 훈련도 가능해 교육을 위한 동물로 활용하기 적합하다는 것이다. 그는 “야생 포섬의 경우 로드킬을 당하거나 고양이에게 물려 죽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동물원을 찾는 이들에게 포섬을 보호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로리 회장은 “동물원에 와서 야생동물을 보면서 느낀 순간이 야생동물에 대해 걱정하고 아낄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할 것”이라며 “동물원은 앞으로 야생 동물 보전을 위해 지역사회와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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