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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석란도’ 등 고미술품 109점 50년 만에 고향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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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석란도’ 등 고미술품 109점 50년 만에 고향에 돌아왔다

입력
2018.01.25 10:25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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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이영개가 日에 가져가

추사 김정희의 석란도. 연합뉴스
추사 김정희의 석란도. 연합뉴스

일제강점기에 친일 활동을 하다 1960년대 초반 일본으로 건너간 사업가 이영개(1906∼?)가 모은 고미술품 109점이 약 50년 만에 일본에서 돌아왔다. 추사 김정희(1786~1856)의 묵란화 ‘석란도(石蘭圖)’를 포함해 글씨와 그림 105점, 당호를 새긴 편액 4점으로 구성됐다. 기업가인 이재환 차이나웨이트래블 대표는 오사카의 한 소장자로부터 컬렉션을 사들여 지난해 8월 말 국내에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이영개 컬렉션'으로 불리는 이 문화재들은 이영개가 일본으로 가져간 뒤 일본의 제과회사에 판매됐다. 이 회사의 사장은 일본 나라국립박물관에 유물을 기탁했고, 이후 사장의 자녀들이 상속받았다. 정확한 구매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 대표는 구체적인 전시 계획은 없으나 학자들이 원한다면 도판이나 실물을 보여줄 의사가 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컬렉션은 대부분 조선시대 작품이다. 추사의 묵란화 중 가장 크기가 큰 석란도 외에도 고려후기~조선 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연지미인도(蓮池美人圖)', 영월군수를 지낸 문인화가 신세림(1521~1583)의 '기려도교도(騎驢渡橋圖)', 조선 중기 화가 이징(1581~?)의 '수하쌍마도(樹下雙馬圖)', 석봉 한호(1543~1605)가 선조 22년(1589) 이태백의 시 '망려산폭포'(望廬山瀑布)를 행서체로 쓴 세로 61.5㎝, 가로 6.9m 크기의 병풍식 서첩 등이 포함돼 있다. 컬렉션 일부를 본 이태호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국내에 워낙 고려나 조선초기 그림이 없는데 조선시대 그림이 다수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전체 컬렉션이 공개된 후에 자세한 가치를 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제에 군용기 부품을 공급하고 친일단체 간부를 지낸 이영개는 1971년 일본에서 '조선고서화총람'이라는 책을 발간할 정도로 문화재에 관심이 많았다. 이번에 돌아온 이영개 컬렉션은 그가 수집했던 유물 중 일부로 추정된다.

황수현 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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