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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억대 챙긴 피부관리업체 대표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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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억대 챙긴 피부관리업체 대표 구속

입력
2016.01.2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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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그래픽
한국일보 그래픽

주부 김모(35)씨는 지난해 11월 부산 남구 용호동의 한 피부관리실을 찾았다. 한차례 피부관리를 받으려던 김씨는 관계자의 ‘장기이용권 구매’ 권유에 흔들렸다. 관계자는 “새해가 되면 가격이 더 오른다”며 “기간제한 없이 타 지점 이용이 가능하고 회원권을 양도할 수 있다”고 유혹했다. 결국 김씨는 200만원을 카드로 결제했다.

김씨가 이 피부관리실을 다시 찾은 것은 지난 11일이다. 그러나 피부관리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문 앞엔 우편물이 가득 쌓여있었다. 수소문해보니 가게는 이미 폐업상태였다. 김씨는 “지난해 말 장기이용권을 권유한 것으로 미뤄 폐업을 앞두고 막바지까지 돈을 챙길 계획이었던 것 같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김씨의 예측은 맞았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국에 피부관리실 직영점을 운영하며 선결제를 권유, 1만800여명의 고객에게서 108억원 상당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A업체 대표 송모(52ㆍ여)씨를 구속하고, 업체 관계자 조모(55)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투자자로부터 820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어 피해금액은 총 920여억원에 이른다.

경찰에 따르면 2010년 법인을 설립한 A사는 전국에 69개 지점을 둔 피부관리업체로 지점 중 서비스를 중단한 곳은 57개, 피해를 주장하는 고객이 무려 1만800명에 달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경찰청 제공

이들은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본점이 있는 부산을 비롯해 서울, 경기, 경남 등 전국 매장에서 고객들에게 선결제를 유도, 108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매장을 운영하면 원금보장에다 고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며 투자자(매장관리자)를 모집해 월 3%의 배당금과 신규투자자 소개비(3%)를 약속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A사의 수익구조는 불안정했다. 조사결과 A사 전체 수익의 대부분(약 94%)이 투자자들로부터 나왔다. 신규투자자를 영입하지 않으면 파산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의미다. A사는 수익금 대부분을 배당금과 회사 운영자금에 사용해 잔고가 거의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신규 투자자에게서 받은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의 배당금과 회사 운영자금을 겨우 감당하는 ‘돌려막기’를 해온 것이다.

박용문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은 “장기이용권 구매 고객들은 금감원에 법인 명의를 확인해 정식으로 등록된 업체인지 확인해야 하는데 A사는 정식으로 등록된 업체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업체 경영진에 대해 수사를 계속하는 한편 은닉자금 여부 등을 파악 중이다. 정치섭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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