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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입학선물로 외제차 요구… 대형건설사 갑질 무더기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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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입학선물로 외제차 요구… 대형건설사 갑질 무더기 적발

입력
2018.03.20 15:3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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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업체서 6억대 금품 11명 입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유력 건설사인 대림산업 전ㆍ현직 임직원들이 시공사라는 우월적 지위를 악용, 하청업체로부터 6억원대 금품을 챙긴 혐의로 무더기 입건됐다. 아들 결혼 축의금으로 수천 만원을 받아 챙긴 전 대표도 포함돼 있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하청업체 평가를 잘해 주고 설계 변경을 통해 공사비를 증액시켜 주겠다”라며 하청업체 H건설로부터 2011년부터 2014년까지 6억원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배임수재)로 대림산업 현장소장 백모(55)씨와 권모(60)씨를 구속하고, 전 대표이사 김모(61)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금품을 제공한 H건설 박모(73) 대표는 배임증재, 뇌물 공여 등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상주 영천 간 민자고속도로 공사를 총괄했던 현장소장 백씨는 하도급업체로 참여한 박 대표에게 딸이 대학에 입학한다며 4,600만원 상당의 BMW 외제차를 요구해 상납 받는 등 13회에 걸쳐 2억원 상당 금품을 수수했다. 하남 미사보금자리주택지구조성 공사를 총괄했던 현장소장 권씨 역시 발주처 감독관 접대비 명목으로 10회에 걸쳐 1억4,500만원을 받았다. 전직 대표 김씨는 토목사업본부장 시절, 아들 결혼 축의금 명목으로 부인을 통해 박 대표로부터 2,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받은 금품이 그룹 차원으로 흘러간 정황은 확인하지 못했다”며 “경찰 조사에서 개인적으로 썼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혐의가 드러난 11명 가운데 6명은 수사가 시작되자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는 경찰 조사에서 “갑의 위치에 있는 시공사 간부들이 노골적으로 접대비 등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했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공사에 트집을 잡거나 중간정산금 지급을 미루는 등 횡포를 부려 어쩔 수 없이 그들 요구에 응했다”고 말했다. H건설은 30년 넘게 대림산업이 시공한 공사를 수주했지만, 누적된 공사비 미납이 수백억원대로 쌓이면서 현재는 사실상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H건설에 공사를 맡기면서 계약서를 적시에 발급하지 않고 추가 발생비용을 전가하는 등 불공정 하도급 거래행위를 한 대림산업에 9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한 바 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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