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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더블스타 회장 “금호타이어 노조 합의 무작정 기다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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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더블스타 회장 “금호타이어 노조 합의 무작정 기다릴 수 없다”

입력
2018.03.22 15:5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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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고용ㆍ적법한 파업 보장”

먹튀 우려 질문엔 모호한 답변

노조, 10년 경영 문서약속 요구

오후 광주 공장 내려가 노조 면담 시도했으나 ‘불발’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금호타이어 인수에 나선 차이융썬(柴永森) 중국 더블스타 회장은 22일 “인수에 대한 노동조합의 합의를 희망하지만 무한정 기다릴 수는 없다”며 노조의 신속한 결단을 촉구했다. 차이 회장은 회생 계획, 근로자 고용보장, 매각제한이 풀리는 3년 후 국내 공장 철수 방지책 등 민감한 사항에 대해서는 “아직은 구체적 계획을 내놓기는 어렵다”며 모호하게 답변했다.

전날 방한한 차이 회장은 금호타이어 인수 후 ‘먹튀’ 우려를 진화하기 위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면담을 가진 후, 이날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30일까지 매각과 관련한 노조의 합의가 없으면 인수를 포기하느냐’는 질문에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겠지만 무한정 기다릴 수는 없다”며 조속한 합의를 촉구했다. 앞서 산은은 더블스타로부터 6,463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경영권을 넘기기로 하면서 오는 30일까지 노조에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 약정서 체결을 위한 동의를 전제조건으로 내 건 바 있다. 차이 회장은 “이번 프로젝트 성사엔 노조의 도움이 필요하며 빠른 정상화를 위해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차이융썬(맨 왼쪽) 중국 더블스타 회장이 22일 오후 금호타이어 노조 방문을 위해 광주송정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매각 관련 자료제출이 먼저”라며 면담을 거부했다. 광주=뉴시스
차이융썬(맨 왼쪽) 중국 더블스타 회장이 22일 오후 금호타이어 노조 방문을 위해 광주송정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매각 관련 자료제출이 먼저”라며 면담을 거부했다. 광주=뉴시스

차이 회장은 앞서 “처음 듣는 얘기”라고 밝혔던 ‘고용유지, 노조보장, 단체협약의 승계’와 노조의 ‘무분규’ 요구에 대해 다시 묻자 “국제관례와 산은과의 협의에 따라 3년간 일자리를 보장하기로 했다”며 “노조와의 기존 협약은 존중할 것이며 노조가 한국 법에 따라 파업하면 당연히 법을 준수할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구체적 인수계획과 회생 방안, 근로자 고용보장 여부 등에 대해선 모호한 대답으로 일관했다.

그는 “거래가 성사되면 본사는 한국에 둘 것이고 중국 지리차가 볼보를 인수해 경영한 것처럼 독립운영을 보장할 것”이라면서도 “현재까지 한 번 밖에 현장 실사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기는 어렵다”고 단서를 붙였다. 동석한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경영의 불합리한 요소를 견제하는 방안을 계약서에 넣을 것”이라며 “배당 등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적어도 15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이번 매각이 산은과 더블스타 간에 밀실에서 벌어진 것이라며 중장기 투자계획 등을 요청했다. 류관중 금호타이어 노조 기획실장은 “더블스타가 10년 정도 중장기간 회사를 어떻게 경영할지 구체적인 운영ㆍ투자계획과 근로자 고용 방안을 문서화해 달라고 했으며 그 자료를 검토한 후 더블스타와 면담 등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기자회견 후 차이 회장과 이동걸 회장이 광주 금호타이어 공장으로 내려가 노조와의 면담을 시도했지만, 노조는 “제대로 된 자료 제출이 우선”이라며 만남을 거부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산은이 비공개로 매각 절차를 벌여 각종 의혹을 키웠다”고 말했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구조조정 실패책임 회피를 위해 금호타이어를 서둘러 매각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는 만큼, 추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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