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이승철 “안종범이 ‘전경련, 미르ㆍK재단 주도’ 허위 진술 지시”

알림

이승철 “안종범이 ‘전경련, 미르ㆍK재단 주도’ 허위 진술 지시”

입력
2017.01.19 20:00
0 0

“수사팀 확대ㆍ특검 조사 걱정말고

모금 문제 해결되면 문제 없다”

安수석이 전한 메모지 공개

거짓 언론 인터뷰 압박도 폭로

19일 오전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 상근 부회장이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5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김주영기자
19일 오전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 상근 부회장이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5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김주영기자

안종범(58ㆍ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 배경 의혹을 은폐하기 위해 전국경제인연합회에 광범위한 증거인멸을 지시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언론에 거짓 해명 인터뷰를 종용하고, 검찰조사와 국회 국정감사에서 허위 진술을 지시한 정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19일 열린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와 안 전 수석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5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지난해) 검찰 조사를 받기 전 안 전 수석으로부터 두 재단 설립 등은 전경련이 임의로 한 것이고 청와대가 개입한 사실이 없다는 허위 진술을 부탁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은 “평소에 지갑에 넣어가지고 다녔다”며 안 전 수석이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자신에게 보냈다는 메모가 담긴 포스트잇 한 장을 공개했다.

포스트잇에는 ‘수사팀 확대. 야당 특검 전혀 걱정 안 하셔도 되고 새누리 특검도 사실상 우리가 먼저 컨트롤하기 위한 거라 문제없다. 모금 문제만 해결되면 문제없으니 고생하시겠지만 너무 걱정 말라’고 적혀 있다. 안 전 수석이 보좌관을 시켜 전경련 직원한테 내용을 받아 적게 한 뒤 전달했다는 게 이 부회장 설명이다. 청와대가 당시 출범 전인 특별검사에 대해 입김을 불어 넣을 계획이었다는 취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 부회장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언론과 국회를 속이도록 전경련을 압박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재단 문제가 불거지자 안 전 수석이 전화해 ‘전경련 공식 입장을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달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실제 이 부회장은 지난해 9월 말 “청와대 개입설은 사실이 아니다” “기업의 자발적 취지다” 등 내용으로 일부 언론 인터뷰를 진행했다.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서도 안 전 수석의 압박은 계속됐다. “대기업들이 주도적으로 모금한 것이라고 말하라”는 지시를 받고 부담을 크게 가지고 있었다는 이 부회장은 “국감에서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며칠 뒤 고발을 당해 수사를 받게 됐다”면서 “제 입장에서는 상당히 좋은 명분이 생겼다고 ‘수사 중이어서 말할 수 없다’고 하겠다고 했더니 안 전 수석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말했다”고 했다.

또 안 전 수석이 검찰 압수수색에 대비해 사용하던 휴대폰을 없애라는 지시까지 내렸다고도 폭로했다. 이날 검찰은 안 전 수석과 이 부회장이 2015년 10월 8일부터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난해 10월까지 총 149회의 전화와 문자를 주고 받았고, 이 가운데 125회가 미르ㆍK스포츠재단 관련 첫 보도가 난 작년 7월 이후에 집중됐다고 공개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