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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골든 위크

입력
2018.04.13 16:4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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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휴일이 며칠인지는 나라마다 다르지만 휴일을 구성하는 얼개는 대개 세 가지로 비슷하다. 가장 중요한 휴일은 흔히 주말이라고 하는 주휴일이다. 이어 국경일 등 국가에서 법규로 정한 공휴일이 있고, 노동자에게 주어지는 연차유급휴가가 있다. 주요국들은 대부분 ‘주5일 근무제’를 채택해 토ㆍ일요일을 휴일로 한다. 연간 104일 정도인 이 일수는 나라별로 다르지 않다. 하지만 공휴일은 날짜는 물론 일수도 나라마다 차이가 난다. 연차유급휴가 일수도 크게 다르다.

▦ 연중 노동시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으로 노동시간 감축이 주요 정책 과제인 한국은 의외로 공휴일이 OECD에서 가장 많은 국가 그룹에 속한다. 2016년 OECD 자료를 보면 연중 15일로 일본 칠레 슬로바키아와 함께 공동 1위다. 이어 스페인(14일) 오스트리아 체코 크로아티아(13일) 아이슬란드 라트비아 슬로베니아(12일) 순이다. 휴일이 많다는 인상을 주는 유럽 주요국이나 북미 국가들은 프랑스 스웨덴 핀란드가 11일, 미국 이탈리아 노르웨이가 10일, 영국 캐나다 덴마크가 9일, 호주 8일 등으로 의외로 많지 않다.

▦ 한국의 전체 휴일이 이런 나라들에 비해 길지 않은 것은 대체휴일이 제한적(설ㆍ추석ㆍ어린이날) 인데다 연차휴가 일수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OECD의 같은 자료에서 연차휴가는 영국을 비롯해 프랑스 오스트리아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룩셈부르크가 25일 이상인데 한국은 15일에 그친다. 게다가 이들 나라는 유급휴가를 거의 100% 다 쓰는 문화지만 한국은 사용률이 50%에 불과하다. 결국 한국의 실질 휴일은 OECD 중하위권 수준이다.

▦휴일 확대는 노동시간 단축과 삶의 질 개선에 직결된다. 유급휴가 일수나 사용률을 단시간에 늘리기 어렵다면 공휴일을 늘리거나 대체휴일을 확대하는 것도 방법이다. 문재인 정부가 어버이날 공휴일 결정을 내년으로 미뤘다. ‘어버이날 휴일’이 내년에 이뤄진다면 법정 휴일이 하루 늘어나는 것보다 의미가 크다. 주말과 어린이날, 어버이날에다 음력이어서 들쭉날쭉이긴 해도 5월 초일 때가 많은 석가탄신일까지 더해 명절급 연휴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를 통한 경제 효과나 삶의 질 향상은 비슷한 모양새로 오래 전부터 5월 연휴를 즐기는 일본의 ‘골든 위크’가 증명하고 있다.

김범수 논설위원 bs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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