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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전 총리 “내각제 새집 짓기보다 대통령제 고쳐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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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전 총리 “내각제 새집 짓기보다 대통령제 고쳐 써야”

입력
2017.12.0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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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선거 “비례대표 늘리고 석패율제 도입해 지역주의 깨야”

회고록을 출간한 고건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회고록을 출간한 고건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건 전 국무총리가 권력구조를 개편하는 개헌을 하기보단 현행 대통령제를 고쳐 쓰는 방향으로 개헌 논의가 이뤄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회의원 선거제도는 비례대표를 늘리면서 석패율제를 도입해 지역패권 정당이 고착화하는 폐단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 전 총리는 최근 발간한 회고록 ‘고건 회고록: 공인의 길’에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개헌 방향에 대해 “정치권이나 국민들이 오랫동안(70년 동안) 학습해 온 대통령제를 수선해서 쓰는 방향에서 개헌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개선 방향으로 대통령이 행사해온 행정 각부 실ㆍ국장급 인사권을 총리와 각부 장관에게 넘기는 방안을 제안했다.

고 전 총리는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내각제 등으로의 권력 개편에 대해서는 “남북관계가 심각한 상황에서 새로이 내각책임제니 이원집정부제니 해서 새로이 학습을 시작하거나 새 집 짓는다고 나서면 집 짓다가 만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내치와 외교, 국방을 구분한다고 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어떻게 구분이 되나”라며 “이원집정부제라고 이름 붙일 일이 아니라 우리가 학습해오면서 느꼈던 것을 고쳐 나가면 된다"고 주장했다.

입법부의 권력구조를 좌우할 수 있는 국회의원 선거제도는 개선을 주문했다. 고 전 총리는 회고록에서 현행 소선거구제에 대해 “민주화하는 데는 도움이 됐다고 해도 그 뒤에 오히려 폐단이 많다. 호남당, 영남당 지역패권 정당이 거기서부터 기반을 닦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치발전을 위해 이제 정치적 수명을 다한 소선거구제를 고쳐서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를 늘리고 일본식으로 석패율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석패율제는 소선거구제 선거의 지역구에서 아깝게 당선되지 못한 후보라도 비례대표로 당선될 수 있게 하는 제도이다.

고 전 총리는 37세의 나이에 최연소로 전남지사를 역임한 것을 비롯해 줄곧 공직에 몸담아 왔다. 국무총리를 2번, 서울시장을 2번, 장관을 3번 지냈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이뤄지는 동안에는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역할도 수행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열린 국무총리실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공직생활 30년을 했지만 야인으로 살아온 20년도 공인의 마음가짐으로 살아왔다”며 “공인으로서 회고의 기록을 남기는 것이 나의 마지막 책무라고 생각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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