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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하게, 건강하게, 멋지게 ‘2017 푸드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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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강하게, 건강하게, 멋지게 ‘2017 푸드 트렌드’

입력
2017.01.1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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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터레스트에 올라온 다양한 한 끼 채식 붓다볼
핀터레스트에 올라온 다양한 한 끼 채식 붓다볼

매년 연말연시, 미국 여러 기관과 매체는 2016년 푸드트렌드 결산과 2017년 핫 푸드 전망을 내놓는다. 경험을 바탕으로 트렌드를 읽는 직관력, 각종 자료들을 모은 데이터의 적절한 분석의 결과가 매체마다 다른지, 쏟아지는 기사를 읽고 나면 ‘메인 트렌드가 무엇인지’는 헷갈리기 일쑤다. 최근 유행하는 음식관련 추세를 다 나열해 놓은 것 같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의 포괄적 음식 트렌드 중 ‘뉴욕의 한식’과 관련되거나 쉽게 접목할 수 있는 항목은 세 가지 정도다. 우선 강한 풍미를 지닌 음식의 인기가 지속될 전망이라는 예상에 힘입어 한식의 인기도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유명 푸드 인터넷 매체인 ‘이터’(Eater.com)는 한국 음식을 “더 이상 뜨고 있는 음식이 아니라 미국에서 일반화한, 즉 자리잡은 음식”으로 일컬었다. 한국식 바비큐와 치킨으로 시작된 한식의 인기는 비빔밥, 해물파전, 잡채 등으로 이어져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이다. 게다가 근래 미국에서 발효음식에 대한 관심과 인기로 김치도 수없이 소개돼 왔다. 물론 올해를 이끌 음식 트렌드로 아프리카, 필리핀, 스페인 음식까지 거론되는 동안 한식에 대한 거론은 찾기 힘들었지만, 인기가 떨어졌기 때문은 아니라는 얘기다. 인기가 떨어졌다기보다 강하고 풍부한 양념의 맛을 지닌 한식의 인기가 안정적으로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자극적인 맛의 음식과는 정반대지만 ‘한끼를 담은 한 그릇 건강식’ 역시 강력한 트렌드다. 아직까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건강식으로써 한국음식’의 위치를 다지는 노력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한끼를 담은 한 그릇(Meal in a bowl)’은 샐러드, 밥, 국수 등의 베이스에 갖가지 재료를 올린 음식으로 바쁜 직장인의 점심식사로 특히 인기가 높다. 이미 뉴요커에게도 친숙한 비빔밥은 한 끼를 담은 한 그릇 식사의 대표적인 예다. 2016년 뉴욕을 휩쓴 하와이식 회 덮밥 포케(poke)의 인기 역시 ‘간단하고 빨리 먹을 수 있는 맛있는 건강식’에 대한 관심을 입증한다.

‘석가모니의 한 그릇’이란 뜻을 담은 ‘붓다볼(Buddha Bowl)’은 기존의 샐러드를 퀴노아, 현미, 견과류 등 건강식 재료로 업그레이드한 음식이다. 붓다볼 한 그릇 역시 미국인의 채식과 글루텐 프리를 비롯한 건강식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사를 반영한다. 붓다볼은 2016년 SNS 북마크 서비스인 핀터레스트에 가장 많이 올라온 포스트로 언급되기도 했다.

올해도 레스토랑에서, 각 가정에서 누구나 직접 만들 수 있는 붓다볼의 인기는 SNS 등을 통해 지속될 듯 하다. 이번엔 여기에 한국 음식, 재료, 양념 등을 이용한 창의적인 붓다볼, 또는 새로이 현지화된 비빔밥을 보고 싶은 바람이다.

세 번째 푸드 트렌드는 모든 음식의 인기에 필수조건이 되어버린 ‘SNS 이용에 부합하는 음식’이다. 실제 2016년 다양한 한식당이 뉴욕에 문을 열며 SNS를 통해 젊은 감각으로 식당과 음식을 소개하는 것을 봐왔다. 레스토랑 협회(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의 아니카 스텐슨은, 예전에는 음식에 대한 관심사가 주류로 넘어가는데 몇 년, 길게는 10년 이상 걸리기도 했다고 한다. 참고로 뉴욕타임스 음식비평가가 한국음식이 미국에서 왜 더 인기가 없는지 의문이라고 언급한 때가 1993년이었지만 실제 트렌드로 주류화하기까지는 거의 20년이 걸렸다. 그러나 이제는 반응과 공유가 즉각적인 각종 SNS와 멋진 사진에 힘입어 새 아이템이 짧은 시간에 인기몰이 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그 중에는 레인보우 베이글, 달콤한 시나몬롤, 파스타 같은 상상불가의 재료로 만든 와플 등 반짝 인기몰이나 유행을 노린 음식도 있다. 서양식 애호박을 국수처럼 가늘게 뽑아낸 주들(zoodle)도 SNS에 자주 등장하는 채식 메뉴다. 식감이나 포만감의 차이에서 볼 때 이런 음식들은 관심을 끌기 위한 일시적 술책 같지만 인스타그램 등에 올라오는 예술 작품 같은 포스트를 보면 주로 컬러풀하면서도 쉽게 접하거나 만들 수 있는 음식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6년 한국 음식과 발효 음식이 있기를 얻었듯 2017년 미국 푸드 트렌드에도 한식을 접목할 여지가 많다. 슴슴한 맛부터 깊고 얼큰한 맛까지 다양하고 풍부한 맛을 지닌 한식, 발효 방식과 채소의 활용 등으로 건강식의 조건을 충분히 갖춘 한식이 조금 더 다양하게,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반찬스토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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