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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 표명했지만… 끝나지 않은 ‘김종대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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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 표명했지만… 끝나지 않은 ‘김종대 후폭풍’

입력
2017.11.23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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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최근 이국종 아주대 교수 비판 논란과 관련된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최근 이국종 아주대 교수 비판 논란과 관련된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귀순 병사의 수술 브리핑 과정에서 ‘의료법 위반’ 문제를 지적했다가 병사 주치의이자 당시 브리핑을 맡은 이국종 아주대 교수를 비판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큰 오해”라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김 의원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환자 치료에 전념해야 할 의사가 혹시라도, 저로 인한 공방에서 마음에 큰 부담을 지게 된 것에 대해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앞선 22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는 “제가 이 교수를 공격했다는 건 심각한 오해”라며 “어느 정도 논란이 정리되면 이 교수를 직접 찾아가든지 해서, 무리한 부담을 드린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할 생각”이라고도 했다.

김 의원의 사과로 논란은 일단락했지만, 후유증도 적지 않다. 22일 오후 대한의사협회 산하 병원 봉직의(월급 의사) 모임 ‘대한병원의사협의회(병의협)’는 성명서를 내고 김 의원이 “환자 인권을 침해했다는 불편한 시각을 정치적 진영논리와 결합해 지속적으로 의사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고 있다”며 “의료진에게 격려를 못할망정 환자 인권을 테러했다고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연예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배우 홍석천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이 교수와 김 의원 사진을 나란히 올리고 “아직도 환자 목숨 구하느라, 잠도 못 주무시고 계실 분에게 힘 빠지게 하는 소리는 나중에 하셔도 될 듯하다”며 “웬만하면 정치인 얘기에 별 말 없는 사람인데 참으로 안타까워 한 마디 한다”는 글을 남겼다.

이국종 교수가 22일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총상을 입은 채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회복상태에 대한 브리핑과 함께 환자의 인권 문제에 대한 심경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국종 교수가 22일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총상을 입은 채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회복상태에 대한 브리핑과 함께 환자의 인권 문제에 대한 심경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글 쓰는 의사’로 유명한 응급의학의 남궁인씨도 페이스북에 “당신에게는 범죄 행위를 재단하는 일이 한낱 쉽고 간편한 일일 것”이라며 “입을 열기 전에 사람이 어떤 일을, 어떤 신념을 가지고 행하는지 헤아려 주시길 부탁 드린다”고 썼다.

김 의원이 속한 정의당 내부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김 의원이 유감을 표명한 22일 이후에도 그를 비판하는 글 수십 건이 정의당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한 당원은 당원게시판에 “국회의원의 소신은 객관적이어야 한다”며 “이 교수님은 당장은 무조건적인 지원과 응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런 국민 대부분의 시각을 의원 개인 소신으로 바꾸겠다는 건 잘못된 것”이라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일각에선 김 의원측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과 의사를 밝힌 데다, 문제의 발단이 된 글에서 이 교수를 직접 비판한 내용이 없다는 점에서 김 의원을 향한 비난도 멈춰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 교수를 비판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김 의원의 17일 페이스북 글에서 이 교수를 직접 언급한 부분은 딱 한 곳이다. “15일 기자회견에서 이국종 의사는 ‘나는 오직 환자를 살리는 사람이다’라며 언론의 과도한 관심과 정략적인 외부 시선에 대해 절규하듯이 저항했다”는 대목이다.

글을 꼼꼼히 살펴 보면 비판의 초점은 이 교수보다 귀순 병사의 기생충 감염 사실 등 자극적 보도에 혈안이 된 언론과 체제 홍보 목적으로 이를 적극 활용한 군에 맞춰져 있다는 게 김 의원을 지지하는 측의 주장이다.

최근 총상을 입은 채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치료 과정에서 이국종(왼쪽) 아주대 교수와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인권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총상을 입은 채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치료 과정에서 이국종(왼쪽) 아주대 교수와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인권 문제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이 해당 글에서 이 교수를 3인칭 대명사 ‘그’나 ‘의사’로 칭하며 “그런 그에게 기자회견이 끝나고 또 찾아가 괴롭히던 기자들”, “(기생충 감염 사실을 발표한)기자회견 역시 의사가 원해서 한 게 아니라 국가기관과 병원 측의 압박에 의한 것임을 실토”라고 쓴 문장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은 “언론과 국방부를 탓해야지, 그걸 원하지도 않은 의사에게 왜 책임을 묻느냐”며 “결국 김 의원이 언론들에게 먹잇감을 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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