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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강해진 마크롱 “국회의원 수 줄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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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강해진 마크롱 “국회의원 수 줄이겠다”

입력
2017.07.04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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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 파리 근교 베르사유 궁전에서 상하원 의원을 대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베르사유=EPA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일 파리 근교 베르사유 궁전에서 상하원 의원을 대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베르사유=EPA 연합뉴스

총선 압승으로 거침없는 개혁 행보를 달리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번에는 정치개혁 화두를 꺼내 들었다. 현재 프랑스 국회의원의 약 3분의1을 줄이는 급진적인 정치 개혁을 제안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베르사유 궁전에서 상하 양원을 대상으로 한 합동연설 도중 프랑스 상하 양원의 의원 3분의1을 줄이자고 제안했다. 현재 프랑스 하원은 577석, 상원은 385석으로 총 의원수는 962명이다. 상하 양원은 기본적으로 동등한 권한을 갖지만 직접선거로 선출되는 하원의 권한이 더 강하다.

의원 수 감축은 마크롱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다. 그는 “과거에는 절차가 결과보다, 법률이 결단력보다 우선시됐고 공정성보다 국고에 의지하는 삶이 더 우선시됐다”며 많은 의석 수가 비효율성과 추가 비용을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유럽연합(EU)을 향해서도 “지난 10년간 관료주의의 심화로 길을 잃었다”면서 “새로운 지도자 세대”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한편으로 극좌ㆍ극우 양측에서 제기된 비례대표 요구도 언급했다. “부분적으로 비례대표제가 도입될 수 있도록 하면 더 많은 목소리가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2015년 파리 테러 이후 계속 선포된 상태였던 프랑스 국가비상사태를 올 가을에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을 제우스 신에 빗댄 3일자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 표지.
마크롱 대통령을 제우스 신에 빗댄 3일자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 표지.

대통령이 의회 연설을 하면서 의원들을 베르사유 궁전으로 소집한 것을 놓고 마크롱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에 대한 욕구가 드러난 것이라는 질타가 나왔다. 좌파정당 프랑스 앵수미즈(굴복하지 않는 프랑스) 등 3개 당은 항의 표시로 이번 연설을 보이콧했다.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프랑스 군주 대통령제가 이집트 파라오와 비슷한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좌파 일간지 리베라시옹도 그리스ㆍ로마 신화의 최고신 쥐피테르(주피터ㆍ제우스)에 빗대 ‘베르사유의 마뉘피테르’라는 표지 이미지를 실었다.

프랑스 대통령이 베르사유 궁전에 의회를 소집한 것은 처음이 아니지만 첫 정책 연설을 위해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009년 헌법 개정 제안을 위해,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은 2015년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위해 의회를 베르사유에 소집한 바 있다. 리베라시옹은 마크롱 대통령이 지난 올랑드 정부 때 경제장관으로 개혁에 실패한 경험이 있으며 이 때 올랑드 전 대통령의 탈권위 리더십이 실패를 불렀다고 판단한 반동으로 자신의 통치를 ‘신화화’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프랑스 검찰당국은 이날 프랑스 최대 국경일인 대혁명기념일(7월 14일) 행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암살을 기도한 23세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공개했다. 용의자 신원은 드러나지 않았으나 프랑스 몬테카를로라디오에 따르면 용의자는 극우주의자로 이미 2016년 노르웨이 극우 테러리스트 안데르스 브레이빅을 지지한 혐의로 처벌을 받은 바 있다. 또 이 매체는 용의자가 “마크롱을 죽여서 흑인과 아랍인, 유대인과 게이를 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려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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