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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패러다임 근본적 변화… 대화로 이끌 압박수단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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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패러다임 근본적 변화… 대화로 이끌 압박수단 찾아라”

입력
2017.09.0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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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보유국 지위 전언한 셈

게임체인저 된 현실 인정해야

핵무장 등 군사적 압박 맞대응

주변국 연쇄 반응 일으켜 위험

악순환 끊고 대화 환경 조성 시급

국면 전환 때 대응책 미리 마련을

공군은 북한의 제6차 핵실험 도발에 대응해 4일 새벽 F-15K 전투기에서 사거리 270km인 슬램-ER 장거리 공대지 정밀유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동해안에서 슬램-ER 미사일이 발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공군은 북한의 제6차 핵실험 도발에 대응해 4일 새벽 F-15K 전투기에서 사거리 270km인 슬램-ER 장거리 공대지 정밀유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동해안에서 슬램-ER 미사일이 발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동북아 안보지형도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정권 출범 이후 대화와 제재의 투 트랙 노선을 걸어왔던 문재인 정부 역시 대북정책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시도해야 할 시기라는 여론이 비등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을 대화 국면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압박 수단 및 대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핵무장론 등 극단적 군사 옵션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北 사실상 핵보유국…차원이 다른 안보위협

6차 핵실험과 잇따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로 증명된 북한의 안보 위협은 이제 동북아를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차원이 다른 문제가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5일 “북한이 ICBM에 탑재할 수 있는 수소탄을 개발했다며 미국을 압박하고 우리가 정해놓은 레드라인 성격의 전략적 도발을 한 사실 자체는 쿠바 미사일 위기에 비견될만한 위기”라며 “북핵 패러다임의 전환적 국면”이라고 언급했다. 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원장은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통해 노리는 게 핵보유국 지위인데 이미 선언을 한 셈”이라며 “정치적인 이유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순 없지만 게임체인저가 된 현실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에 준하는 상대로 보고 이에 대응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유동열 자유민주원 원장은 “북한은 이미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를 고도화하는 단계라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느냐 마느냐는 아무 의미가 없다”며 “실체적인 위협으로 어떻게 북핵을 막을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전술핵재배치 등 핵무장론 득보다 실

북한이 실질적인 핵보유국 지위를 갖는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했지만, 이에 맞서 우리가 핵무장론 등 최고 수위의 군사적 압박으로 맞대응 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지적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핵무장론은 주변국들의 연쇄적인 핵무장 반응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잃을 게 많은 주장”이라고 비판했고,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도 “전술핵 무장론은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죽기는 마찬가지이니 같이 죽자는 것밖에 안 된다”고 꼬집었다.

핵무장론이 현실적으로 무용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조동준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미국이 배치 가능한 전술핵무기는 공중 투발 미사일이고 이를 위해서는 한국에 전폭기도 함께 가져다 놓아야 하는데 누가 북한의 공격 범위 안에 중요 전략자산을 가져다 놓겠느냐”며 “전술핵 배치는 군사적 상식 밖의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실효적 압박 수단 마련과 대화 국면 대비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여가며 판 자체를 흔들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실효적인 압박 수단을 찾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전쟁을 불사한 강한 압박도 요구한다. 유동열 원장은 “이제 레짐 체인지를 벗어나 레짐 컬랩스(regime collapseㆍ정권 붕괴) 전략까지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한반도 안보 위기를 풀기 위해서는 대화 국면에 대비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김창수 원장은 “당장은 압박 국면에 치중하겠지만, 장차 구체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대화 국면으로 전환될 때 필요한 우리만의 프로그램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우려되는 ‘코리아 패싱’ 상황을 막기 위해서도 이 같은 준비는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동엽 교수는 “북한과 미국이 결국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단 둘이) 링에 올라가는 상황이 벌어지면 우리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것”이라며 “압박은 물론 유화책을 통해 상황을 컨트롤 할 카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연철 교수는 “악순환 상승 경로에서 벗어나 지금은 대화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다”라고 주문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권민지 인턴기자(경희대 언론정보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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