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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옐런” 첫 여성 ‘경제대통령’ 성과에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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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옐런” 첫 여성 ‘경제대통령’ 성과에 호평

입력
2018.02.01 19:0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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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으로 침체됐던 미국 경제를 안정된 회복세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4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으로 침체됐던 미국 경제를 안정된 회복세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AP 연합뉴스

‘세계 경제대통령’ 재닛 옐런(72)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의 임기가 31일(현지시간) 종료됐다. 1913년 연준 설립 이래 첫 여성 의장으로 4년 간 연준을 이끌어온 옐런은 유연한 통화정책과 원만한 리더십, 시장과의 능숙한 소통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빠져 나온 미국 경제를 완연하게 회복시켰다는 평가를 받으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옐런 의장은 이날 종료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주재하는 것으로 의장으로서의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직전 회의인 지난해 12월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상됐던 기준금리는 이번엔 현행 연 1.25~1.50%로 동결됐다. 다만 연준은 FOMC 성명에서 “올해 물가상승률이 상승해 중기적으로 목표치인 2% 부근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밝혀 3월 차기 회의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3, 6, 9, 12월 FMOC 회의에만 의장이 기자회견을 하는 연준 관례에 따라 임기 마지막 회의임에도 옐런은 회견을 갖지 않았다.

오는 3일 제롬 파월 신임 의장에게 바통을 넘겨주는 옐런에 대한 평가는 찬사에 가까울 만큼 우호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해 12월 경제학자 및 경제전문가 6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가 단적인 예다. 응답자의 60%가 옐런에게 A학점을 줬고, 30%는 B학점을 부여했다. C학점과 D학점은 각각 8%, 2%에 불과했고, F학점은 없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이를 언급하며 옐런의 시장 소통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예일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하버드대, UC버클리대 교수를 거쳐 1977년 이코노미스트로 연준에 몸담은 옐런은 2014년 2월 취임 당시부터 ‘준비된’ 의장으로 기대를 모았다. 더구나 당시 미국 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계속된 침체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 기로에 선 상황이라 옐런에 거는 기대가 컸다. 2010년 연준 부의장에 올라 벤 버냉키 당시 의장과 함께 양적완화(채권 등 자산 매입을 통한 유동성 공급)라는 특단의 부양책을 주도한 옐런은 취임 이후 천문학적 규모로 불어난 연준의 자산을 줄여나가는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작업과 함께 제로금리(연 0~0.25%) 수준이던 기준금리를 다섯 차례 올리며 경제 연착륙 유도에 매진했다. 취임 당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경향이 강해 긴축기조 전환 시기를 놓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시장 상황에 맞춰 연준 이사들을 설득하며 유연하게 대처했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옐런 시대’ 4년을 거치며 미국 경제는 괄목할 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취임 당시 6.7%에 달하던 실업률은 지난해 말 기준 4.1%로 대폭 떨어졌는데, 이는 ‘최장수 의장’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1951~70년 재임) 퇴임 당시 실업률(3.6%) 이후 최저다. 취임 당시 1%대에 머물던 성장률은 올해 2.7%(IMF 추정)를 바라볼 만큼 도약했다. 특히 증시가 호황을 맞았다. 옐런 재임 기간 동안 정보기술(IT) 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97% 올랐고, 다우지수와 S&P 지수는 각각 67%, 59% 상승했다. 정성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중앙은행이 무제한 돈을 풀어 위기를 타개한 양적완화 국면에서, 옐런은 경기를 꺼뜨리지 않으면서 출구전략을 펴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금융위기 시발점이었던 금융시스템을 개혁하려는 버락 오바마 정부의 정책에 보조를 맞추며 금융기관 건전성 강화를 꾀했다는 점도 치적으로 꼽힌다.

다만 연준 통화정책의 양대 목표인 완전고용과 물가 안정 가운데 물가가 목표치 2%보다 낮은 1%대에 머물고 있는 점은 옐런 시대의 아쉬움이 됐다. 전례없는 증시 호황을 두고 “주가에 버블(거품)이 꼈다”는 우려도 없잖다. 재임 4년 동안 5차례 단행된 금리인상의 속도에 대한 적절성도 논란이다. 정 연구원은 “경기회복에 비해 지나치게 신중했던 금리인상 기조가 후임자인 파월 의장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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