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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축구’ 월드컵 본선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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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축구’ 월드컵 본선 따냈다

입력
2018.04.17 16:1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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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대표팀 첫 2회 연속 진출

북한전 동점골 ‘평양 기적’ 장슬기

필리핀전 답답했던 공격에 물꼬

선제골 터뜨리며 5-0 완승 이끌어

日리그서 돌아와 현대제철서 활약

윤덕여 감독 “공격 수비 모두 재능”

여자 축구대표팀의 장슬기(오른쪽)가 17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의 암만인터내셔널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8 AFC 여자 아시안컵 5위 결정전 필리핀과 경기에서 선제 득점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AFC 제공
여자 축구대표팀의 장슬기(오른쪽)가 17일(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의 암만인터내셔널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8 AFC 여자 아시안컵 5위 결정전 필리핀과 경기에서 선제 득점 후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AFC 제공

‘평양의 기적’ 주인공 장슬기(24ㆍ현대제철)가 다시 한 번 한국 여자 축구에 기적을 가져왔다. 대표팀은 사상 처음으로 2회 연속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윤덕여(57)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 대표팀은 17일(이하 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의 암만 인터내셔널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5위 결정전에서 필리핀에 5-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대표팀은 8팀 가운데 상위 5개국에게 주어지는 2019 프랑스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극적으로 따냈다. 2003년 미국 월드컵, 2015년 캐나다 월드컵 이후 3번째 본선행이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 진출권을 따내기까지 험난한 과정을 거쳐왔다. 대표팀이 좌절할 때마다 활력을 불어넣고 희망의 불씨를 지킨 건 ‘골 넣는 수비수’ 장슬기다. 지난해 여자 아시안컵 예선에서 여자축구 최강팀으로 꼽히는 북한과 함께 예선 B조에 묶이며 출발부터 울상을 지었을 때, 북한을 상대로 동점골을 넣으며 한국을 본선 무대로 이끌었다. 이른바 ‘평양의 기적’이다. 이번 아시안컵 본선에서도 장슬기의 활약은 빛났다. 여자 축구 강대국 일본, 호주에 밀려 4강 진출에서 탈락해 벼랑 끝에 몰린 뒤 5ㆍ6위 결정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것도 장슬기다.

장슬기는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열린 2010년 FIFA 17세 이하 여자 월드컵 우승 주역이다. 결승에서 일본을 만나 승부차기까지 갔는데 마지막 키커로 나서 한국의 우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2013년 10월에는 AFC 19세 이하 여자 축구 선수권 대회에서 최다 득점(8골), 최우수 선수를 거머쥐며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특히 미얀마와 경기에서 한 번에 5골을 몰아넣는 폭발력도 과시했다.

장슬기는 여자 축구 세대 교체의 기수다. 여자 축구 최고 유명주로 꼽히던 장슬기는 2015년 지소연의 뒤를 따라 일본 고베 아이낙과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1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그러는 동안 태극마크와도 멀어졌다. 2015년 8월 동아시안컵 본선에 뽑힌 것이 전부다. 2016년 여자 실업 축구 WK리그 최강팀인 인천 현대제철로 이적한 장슬기의 축구는 다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대표팀에서는 수비수를 맡고 있지만 공격수, 날개, 풀백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이날 왼쪽 수비수로 선발출전 한 그는 A매치 42경기에서 9골을 넣을 정도로 득점력도 출중하다. 이날 답답했던 대표팀 공격력에 물꼬를 터뜨리는 득점 장면에서는 지난해 ‘평양의 기적’이 겹쳐졌다. 큰 경기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을 터뜨리는 해결사 본능을 갖추고 있다.

2013년 캐나다 월드컵 승선에 실패한 장슬기에게 2019 프랑스 월드컵은 첫 무대다. 이날 경기 직후 윤덕여 감독은 “장슬기가 지난해 북한과 경기에서 동점골을 넣어 여기까지 올 수 있는 기틀을 만들었다. 공격, 수비 어느 포지션에서도 자기 역할을 해낼 정도로 재능이 많아 감독으로서는 정말 좋은 선수다”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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