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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특사 방북에도... 여전히 불편한 북중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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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특사 방북에도... 여전히 불편한 북중관계

입력
2017.11.20 21: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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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부터 방북 중인 쑹타오(오른쪽)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최룡해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홈페이지
17일부터 방북 중인 쑹타오(오른쪽)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최룡해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홈페이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방북이 오히려 불편한 북중관계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면담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것 자체가 북핵 문제 해법을 두고 북중이 이견을 좁히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당장은 눈에 띄는 관계 개선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특사 자격으로 지난 17일 방북했던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3박 4일의 일정을 마치고 20일 오후 베이징(北京)으로 돌아왔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중국 특사가 조선노동당 중앙지도자와 만나 회담했다”면서 “양측은 북중 양당 및 양국관계와 한반도 문제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쑹 부장의 방북 목적이었던 제19차 공산당대회 결과 설명과 함께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한 현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음을 공식화한 것이다. 또 양국이 ‘당 대 당’ 교류를 통해 추가적인 관계 악화를 막자는 데에도 의기투합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관심이 집중됐던 김정은과의 면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양국 매체들에선 관련 소식이 없었고,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쑹 부장이 전날 김일성ㆍ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과 북중 우호관계의 상징인 우의탑 등을 방문했다는 사실만 보도했다. 이에 따라 19일까지는 김정은 면담이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베이징 외교가에선 쑹 부장이 귀국 직전에 김정은을 만났더라도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외교소식통은 “근래에 중국 측 특사가 방북한 적도 거의 없지만 관례상 북한 최고지도자가 특사를 만나지 않거나 귀국이 임박해서 만나는 경우는 없었다”면서 “면담이 성사됐든 성사되지 않았든 이는 북중관계의 불편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입장에선 시 주석의 특사가 방북 마지막 날에 김정은을 면담했더라도 불쾌감이 클 수 있다. 쑹 부장이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등을 만나 미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북핵 해법을 전달하고 중국의 쌍중단(雙中斷: 북한 핵ㆍ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동시 중단) 및 쌍궤병행(雙軌竝行: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 평화협정 협상 동시 진행) 방안을 제안했지만 이를 모두 거부당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굳이 따지자면 중국도 소득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미국이 주장해온 ‘북핵 책임론’의 근거가 약화하는 것이어서 중국의 대미 협상력은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대북제재를 철저히 이행하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김정은과 쑹 부장의 면담이 성사됐다면 시 주석의 친서를 통해 양국 최고지도자 간 간접대화가 이뤄진 만큼 양국관계의 추가 악화를 막는 상징성은 있다. 쑹 부장의 방북 때와 마찬가지로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가 쑹 부장의 귀국길에도 마중을 나온 건 이번 특사 방북이 최소한 향후 북중 간 긴밀한 협의통로를 마련했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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