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압장치 파손 갑자기 내려앉아” 추정
경기 평택시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사고가 발생, 작업자 1명이 추락해 숨졌다.
18일 오후 2시45분쯤 평택시 칠원동의 한 아파트(22개동ㆍ2,324세대) 건설현장에서 인상작업 중이던 L자형 타워크레인에서 건물 20층 높이(50여m)에 있던 지브(붐대)가 갑자기 아래로 꺾였다.
지브를 지탱하던 슈거치대(유압장치)에서 갑자기 바람이 빠지면서 작업자들이 있던 공간(텔레스코핑 케이지)이 약 3m 아래로 내려앉고, 지브가 지상 방향으로 ‘ㄴ’ 모양으로 꺾이면서 마스트를 충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사고로 타워크레인 상부에서 20층 부근 마스트(기둥)를 22층으로 올리는 인상작업 중이던 정모(53)씨가 바닥으로 추락해 숨지고, 이모(48)씨 등 4명이 발목 등을 다쳤다. 당시 작업자들은 모두 안전고리를 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크레인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 영상을 분석한 경찰은 숨진 정씨의 경우 충격으로 안전고리가 파손되면서 케이지 바깥으로 튕겨져 바닥으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나머지 4명은 안전고리를 착용한 채 케이지 안에 있다가 구조됐다.
사고가 난 크레인은 프랑스 포테인사가 2007년 제조한 MCR225 기종으로, 2009년 국내에 등록됐다. 이 크레인은 T자형과 달리 지브를 45~60도 각도로 위아래로 움직여 자재를 들어 올린다. 사고 현장에는 지난 10일 설치됐으며, 그 전날 국토교통부 위탁기관의 정기 점검에서 합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 관계자들은 “슈거치대가 갑자기 파손되는 경우는 드문데, 이런 사고는 처음 본다”고 했다. 경찰은 갑자기 슈거치대가 파손된 이유 등을 파악하기 위해 2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과 함께 현장 합동 감식을 벌이기로 했다. 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경위와 안전조치 위반 여부 등도 조사 중이다.
고용노동부 평택지청은 이날 타워크레인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건설현장에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현장을 찾은 손병석 국토부 1차관은 “20년 이상 된 노후 기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작업 중지권을 보장하겠다”고 사과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