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지
기자

등록 : 2018.03.12 11:08

조민기 죽음 후 '마녀사냥'… 모델 최정진 "피해 여성들 인생 걸어"

등록 : 2018.03.12 11:08

모델 최정진 인스타그램

배우 조민기씨가 사망하면서 각 분야 인사들을 상대로 성폭력 피해를 고발했던 여성들이 2차 피해를 입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성폭행 피해를 입었다고 폭로한 김지은 씨는 12일 자필 편지를 통해 2차 가해를 중단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조민기씨 사망 후 포털 사이트에는 피해 여성들을 비난하는 악성 댓글이 지속적으로 달리고 있고, 일부 네티즌들은 이들의 고발을 악의적인 무고로 보고 지난 10일부터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 청원 게시판에 ‘마녀사냥으로 변질된 미투(#Me Tooㆍ나도 당했다) 운동을 멈춰달라’는 청원을 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잡지와 패션쇼 무대에서 활약 중인 모델 최정진씨가 지난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이 주목받고 있다. 미투 운동에 동참한 여성들이 당하고 있는 2차 피해에 대해 다룬 이 게시물은 글이 올려진 지 하루가 채 되지 않아 약 4,000명에게 공감을 얻었고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고 있다.

최정진씨는 “화가 난다. 성폭행, 성추행 피해 여성들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때 온갖 저속한 단어들을 쓰며 희롱하던 사람들이 성범죄자가 자살하니 몇몇 사람들은 옹호하기 시작한다”며 “마치 성폭행, 성추행을 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처럼 말이다”라고 적었다.

그는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던 인물이 사망하자 동정 여론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최씨는 “피해 여성들은 인생을 걸고 용기 내어 사실을 알렸고 가해자는 비난 받고 처벌받아야 마땅한 상황이었지만 가해자가 스스로 숨을 거두자 ‘마녀 사냥’과 ‘순교자’라는 어이없는 말까지 나왔다”며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은 피해자들과 가족들을 생각해서라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무책임한 선택은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 글 마지막에 그는 “지금은 남자들이 침묵 하니 마니 할 때가 아니라 여자들이 소리 낼 때 적어도 방해는 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여성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지난해 미국에서 촉발된 미투 운동은 지난 1월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검찰 내 성추행을 폭로하면서 사회 전분야로 번지고 있다. 연이은 폭로가 이어지면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트위터에는 ‘미투’라는 단어를 내걸고 “미투 운동의 본질을 파악하고 사회 구조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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