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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 용의자 4명 이미 평양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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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 용의자 4명 이미 평양 도착”

입력
2017.02.19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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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언론 “3개국 거쳐 도주”

말레이 경찰, 리정철 체포

연루 10명 중 北국적 최소 6명

北 정권이 배후 드러나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경찰 부청장이 19일 김정남 피살 사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로이터 연합뉴스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경찰 부청장이 19일 김정남 피살 사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로이터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이복형 김정남 피살사건의 주요 용의자 5명이 19일 모두 북한 국적으로 확인됐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17일 체포된 리정철(47)을 비롯해 해외로 달아난 용의자 4명의 신원을 공개하고 이들이 모두 북한 국적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사건 주체로 직접 북한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사건 배후에 김정은 북한 정권이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사건 발생(13일) 7일 만인 이날 오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각각 베트남, 인도네시아, 북한 국적 용의자 3명을 체포했으며 사건 당일 도주한 북한 국적 용의자 4명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이날 달아난 용의자들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이미 평양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로이터통신을 통해 배포한 관련자 신원 자료에 따르면 평양으로 도피한 용의자 4명 중 리지현(33), 홍송학(34), 오종길(55) 등 셋은 외교관을 제외한 정부 소속 관료들에게 발급되는 공무여권(PS)을 소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와 북한 정부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김정남 시신 인도와 관련해서는 “고인의 가족이나 친지가 직접 시신을 확인해야 인도가 가능하다”고 밝혀 유족에게 우선권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김정남 둘째 부인인 이혜경이 중국 측을 통해 시신 인도를 요청했다는 보도와 달리 말레이시아 경찰은 “현재까지 연락해 온 사람은 없다”고 해 시신 인도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남 사인(死因)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누르 라시드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경찰 부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13일 오전 9시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2청사에서 마카오로 출국하려던 북한 국적의 ‘김철’이라는 남성에게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성 2명이 액체를 분사했으며, 이 남성이 11시께 푸트라자야 병원에 도착했을 때 사망선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사건 당일 북한 국적의 용의자 리지현, 홍송학, 오종길, 리재남(57)이 출국했으며 현재 인터폴과 공조해 이들 행방을 쫓고 있으나 이들이 북한 정부에 소속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이 사건 용의자는 앞서 검거된 베트남 여성 도안 티 흐엉(29), 인도네시아 여성 시티 아이샤(25), 리정철 등 총 7명이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 밖에도 북한 국적 리지우(30)와 국적을 알 수 없는 다른 2명도 범행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번 사건 관련자 10여명 중 최소 6명의 국적이 북한으로 확인된 셈이다. 사인에 대해 이브라힘 부청장은 “부검은 완료됐으나 의료진과 법의학자들로부터 공식적인 결과를 통보받지 못했다”며 “(독살 여부와 관련)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하고 있으며 고인의 DNA 샘플을 독성학자에게 보내 확인해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 진상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지에서는 리정철이 화학ㆍ제약 전문가로 독극물에 대한 전문지식이 많은 만큼 그가 독극물을 달아난 용의자들에게 제공했으며 이들이 여성들에게 독극물을 전달해 범행하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신문 더 스타, 중국보(中國報) 등은 이날 현지 경찰이 리정철이 독극물 제조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쿠알라룸푸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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