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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선 기자

등록 : 2017.06.08 16:47
수정 : 2017.06.08 18:17

'이곳'이 아니라 '그때'를 노래한 여행기

[금주의 책] 그때 그곳에서

등록 : 2017.06.08 16:47
수정 : 2017.06.08 18:17

그때 그곳에서

제임스 설터 지음ㆍ이용재 옮김

마음산책 발행ㆍ256쪽ㆍ1만3,000원

곱씹을수록 빛나는 문장으로 가득하다. 느린 속도로 여러 번 곱씹을수록 그 빛이 환해진다. ‘작가의 작가’로 칭송 받는 그의 작품이 모두 그러하듯이.

미국 소설가 제임스 설터의 여행기 ‘그때 그곳에서’. 국내에 발간된 설터의 첫 산문이다. 책은 작가의 정의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스위스 바젤, 미국 콜로라도… 그토록 흔하거나 밋밋한 여행지에서 삶과 죽음, 빛과 어둠, 아름다움과 추함, 새것과 해진 것을 귀신처럼 발견해내는 사람이라고.

이 여행기는 여행의 기록이 아니다. 속절없이 과거가 된 시간을 노래하는 아련한 엘레지다. 설터는 ‘지금 있는 곳’이 아닌 ‘떠나온 시간’을 쓴다. 음미하고 비틀고 낯설게 본다. 삶은 유한하고 불가역적이어서 허무하지만 그래서 아름답다고 일러준다.

인생과 여행의 의미를 설터는 행간 곳곳에 담았다. “기록자와 찬미자의 진심 어린 헌사로 도시는 규정된다. 그들은 석재로 만든 부르주아의 도시보다 오래 버틸 만한 무언가를 창조한다. (…) 무지는 무경험이다. 자신만을 기억한다면 티끌을 숭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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