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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 꼼수, 변명... 폭스바겐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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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 꼼수, 변명... 폭스바겐의 민낯

입력
2016.08.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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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단 방법 가리지 않은 조작

다른 모델 시험성적서 이용하고

차량의 재순환장치도 몰래 교체

쿨 사장, 2013년 9월부터 재직

조작 과정서 개입 가능성 높아

2. 유로 6 차량 초미의 관심사로

檢, 지난 3월 아우디 A1 등 압수

신형 유로 6 엔진 탑재한 차량

환경부에 배출가스 시험을 의뢰

조작 드러날 경우 세계적 파장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 관여 의혹을 받고 피고발인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 관여 의혹을 받고 피고발인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된 토마스 쿨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사건 수사가 18일 토마스 쿨(51)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을 소환하면서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폭스바겐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2010년부터 차량 성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시험성적서를 조작하고 거짓 해명으로 일관하는 등 한국 정부와 소비자를 우롱한 행태가 고스란히 드러났지만 여전히 책임회피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최기식)는 이날 오전 쿨 사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쿨 사장은 조사에 앞서 “한국 고객에게 사과드리며 현 상황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는 2014~2015년 휘발유 차량인 7세대 골프 1.4TSI 차종이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인증 거부 처리되자 전자제어장치(ECU)의 소프트웨어(EGRㆍ재순환장치)를 교체해 기준을 충족하도록 눈가림하고 이 사실을 숨긴 채 판매 허가를 받았다. 검찰은 쿨 사장이 2013년 9월부터 사장으로 재직한 만큼 EGR 교체 인증 과정에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집중 추궁했다.

지난해 9월 미국발 ‘디젤게이트’가 촉발된 후 AVK는 우리 환경부의 결함시정(리콜) 명령에 시종 불성실한 자세로 버티다 시민단체와 환경부 등으로부터 고발을 당하면서 수사 선상에 올랐다. 검찰은 2월 19일 서울 강남구 AVK 본사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총 3차례 압수수색을 비롯해 900여대의 차량 압수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아우디 A4, A7, 골프 2.0TDI 등 보급형ㆍ고급형 할 것 없이 수십 종 차량의 시험성적서 총 139건을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시험성적서가 없는데도 서둘러 수출하기 위해 다른 모델의 시험성적서에 이름을 바꾸고 시험 결과 데이터 및 차량 중량 등을 조작하는가 하면 차량 소프트웨어를 몰래 교체해 인증을 받는 등 인증을 통과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각종 서류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면서 AVK는 환경부의 불합격 판정에 “(시험) 모드 세팅이 잘못됐다” “주요 부품이 단락됐다”는 등 거짓 해명을 일삼았다.

AVK 측의 조직적인 불법 행위 단서를 포착한 검찰은 윤모(52ㆍ구속기소) 인증담당 이사를 시작으로 박동훈 전 사장 및 요하네스 타머 총괄대표와 쿨 사장 등을 줄줄이 소환했다.

뿐만 아니라 독일 본사가 7세대 골프 1.4TSI 차종 불법 개조ㆍ판매에 개입한 정황도 포착됐다. 검찰은 타머 총괄대표나 쿨 사장이 독일 본사와 긴밀하게 공모해 시험성적서 조작 등을 직접 지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외국에 있는 본사 관계자들을 강제소환하기가 쉽지 않아 규명이 어려울 수도 있다. 검찰은 지난 달 AVK 측 변호인을 통해 독일 본사 임직원들에 대한 출석요청서를 보낸 상태다.

쿨 사장에 대한 조사를 끝으로 AVK에 대한 검찰 수사는 사실상 일단락될 전망이지만 검찰이 의뢰한 유로 6 차량 배출가스 조작 검증 결과가 초미의 관심사로 남아있다. 검찰은 지난 3월 21일 AVK의 평택 사무소에서 압수한 아우디 A1, A3, 폭스바겐 골프 등 신형 유로 6 엔진(EA288)을 탑재한 차량들을 대상으로 환경부 산하 교통환경연구소에 배출가스 시험을 의뢰했다. 유로 5 차종이 아닌 유로 6 차종의 배출가스 조작 의혹은 세계적으로 처음 제기된 것이라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이 클 전망이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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