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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태인의 사인&트레이드, 묘수 아닌 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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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태인의 사인&트레이드, 묘수 아닌 악수

입력
2018.01.14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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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 기자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묘수와 악수는 한 끗 차이다. 바둑에서 네모 귀퉁이에 둘 수 있는 4가지 수에는 묘수와 악수가 뒤섞여 있다. 당장은 호수(好手)처럼 보이지만 돌이 하나 둘 쌓이면 결과적으로 악수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이 이번 겨울 프로야구 FA(자유계약)시장에서 일어났다. FA시장에 나온 프로 12년차 내야수 채태인(36)이 사인 앤 트레이드(FA 계약 후 트레이드) 방식으로 지난 12일 넥센에서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10일 원 소속팀인 넥센이 채태인과 계약을 맺고 KBO 공시 절차가 끝난 뒤 롯데 좌완 영건 박성민(20)을 채태인과 맞바꿨다. 보통의 FA 계약이라면 규정에 따라 영입 구단인 롯데가 선수 몸값은 물론 넥센에 보상금(해당 선수의 전년도 연봉 200%)과 보상선수 또는 더 큰 보상금(해당 선수의 전년도 연봉 300%)를 지급해야 한다. 채태인의 경우는 원래 소속 팀에 영입된 형식이라 보상의 의무가 없어진다. 결과적으로 넥센은 보상선수가 아닌 트레이드로 좌완 영건을 보강했고, 롯데는 큰 지출없이 즉시 전력감을 얻었다. 1+1년 총 10억원의 몸값만 지불했다. 채태인의 사인 앤 트레이드는 저비용 고효율로 야구 생명을 이어가게 된 묘수처럼 보인다.

이번 겨울엔 유난히 베테랑 선수들에게 칼 바람이 불었다. LG에서만 7년을 보낸 정성훈(38ㆍ방출)을 비롯해 KBO 맏형들이 준수한 기량을 냈음에도 시즌 연장에 빨간 불이 켜졌다. 불혹에 가까운 나이에 점차 기량이 저하될 것 처럼 보일 선수들은 유행처럼 부는 ‘육성 바람’ 속에 젊은 선수들에게 속절없이 밀릴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고참선수들이 앞으로 이 같은 방법으로 시즌 연장의 꿈을 가질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사인 앤 트레이드는 편법이 횡행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 규정을 어기진 않았지만 정공법은 아니다. KBO 규정의 권위가 손상될 수 있고, 구단 간에 암묵적인 거래가 싹트는 또 다른 갈래가 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거래는 ‘클린 베이스볼’을 향해 진보해야 할 시점에 둔 악수다.

각 구단들은 FA선수 스카우트에 대해 눈앞의 이익보다는 좀 더 먼 앞을 바라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그것이 야구의 인기와 대중화를 앞당기는 지름길이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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