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알림

[지평선] 백령도ㆍ대연평도 점령훈련

입력
2017.08.29 04:59
0 0

‘서해 5도’는 서해의 해상 휴전선인 북방한계선(NLL) 근처에 있는 남한의 섬 다섯 개를 말한다. 보통 백령도, 대ㆍ소청도, 연평도, 우도 등을 꼽는데, 무인도인 우도 대신 소연평도를 넣기도 한다. 원래 황해도에 속해 있었으나 해방 후 38선이 그어지면서 그 남쪽의 황해도 옹진군과 서해 5도 모두가 당시 경기도에 편입됐다. 6ㆍ25전쟁 후 황해 옹진군은 군사분계선 이북으로 편입됐지만, 서해 5도는 남한이 됐다. 그럼에도 막중한 전략적 가치 때문에 북한은 수십 년째 이 섬들에 대한 무력 도발을 꾀해 왔다.

▦ 서해 5도의 전략적 가치는 남북 모두에 양날의 칼과 같은 지리적 위치에서 비롯된다. 애초에 위도가 낮아 남한에 귀속됐지만 거리로는 북한 황해도에 훨씬 가까운 코앞이다. 황해도를 통한 북한의 서해 진출을 봉쇄하는 한편, 유사시 북한의 옆구리 쪽에서 개성과 평양을 손쉽게 공략할 수 있는 교두보도 된다. 반면 북한이 장악할 경우, 옹진반도 등 황해남도 해안에서 서해로 한 발 껑충 나아가 곧바로 인천과 경기를 공략할 전진기지가 될 수 있다. 1973년 이래 북한이 서해 5도를 계속 도발해 온 이유다.

▦ 서해 5도 도발은 전략적 가치에 더해, 도발의 용이성 때문이기도 하다. 요충지라고는 해도 백령도와 대연평도는 인천에서 뱃길로 각각 173㎞, 145㎞나 떨어진 ‘절해고도’이다. 반면 북한 황해도 장산곶에서 백령도는 14㎞, 부포리에서 연평도는 불과 10㎞ 거리밖에 안 된다. 북한이 보기엔 남한 해병대가 사수의 의지로 지키고 있다고는 하나, 여차하면 전격적인 점거가 가능한 좋은 먹잇감인 것이다. 아울러 전격 도발 후 협상에 나서는 ‘제한 전쟁’에 가장 적합한 목표이기도 하다.

▦ 북한의 서해 5도 도발은 점점 심해졌다. 73년엔 NLL 도발 정도였으나, 75년엔 미그 25기 등이 백령도 인근 우리 군 작전해역 상공을 침범했다. 이후 제1ㆍ2 연평해전, 연평도 및 백령도 포격, 천안함 폭침 사건 등이 발생했다. 최근 미사일 위기가 높아지자 북한군은 백령도와 대연평도 점령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대대적 포 사격과 함께 바다로는 고속상륙정이, 공중으로는 저공저속침투기인 AN-2기를 타고 특수부대원들이 낙하하는 입체작전이었다. 정부는 애써 을지연습에 대한 반발에 불과하다지만, 심상치 않다.

장인철 논설위원 icja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