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우 기자

등록 : 2015.06.24 04:40
수정 : 2015.06.24 09:41

'성완종 리스트' 바깥 치는 검찰 "이인제·김한길 접촉 횟수 1·2위"

등록 : 2015.06.24 04:40
수정 : 2015.06.24 09:41

"금품전달 들었다" 진술 일부 확보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정 앞에서 검찰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기소를 전제로 한 소환일까, 아니면 의혹 해소 차원에 불과할까.

‘성완종 리스트’ 의혹 수사가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검찰이 이인제(67) 새누리당 의원ㆍ김한길(62)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노건평(73)씨 등 3명에게 출석을 요구한 것은 ‘예상 외’라는 분석이 많다. 이들의 소환이 사법처리로 이어질지 여부가 이번 수사의 막판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성완종(64ㆍ사망) 전 경남기업 회장이 생전에 가장 빈번하게 접촉한 정치인 1, 2위가 바로 이 의원과 김 의원이라는 사실이다. 성 전 회장의 2012년 4월~2014년 9월 일정표에 이 의원은 32차례, 김 의원은 24차례 만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실제 만남의 횟수는 다를 수 있지만 그만큼 이들이 서로 가까운 사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또,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이 파악한 결과, 성 전 회장과 통화 횟수가 가장 많은 정치인도 김 의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특히 성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날 저녁, 함께 냉면을 먹으며 억울함을 털어놨던 상대이기도 하다. 이 의원은 2012년 4월 총선에서 성 전 회장이 자유선진당 후보로 당선될 때부터 같은 정당 소속이었고, 같은 해 말 대선을 앞두고는 새누리당과의 합당을 함께 이끌었다. 이런 친분으로 볼 때, 성 전 회장이 이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넸을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이미 두 의원이 성 전 회장의 돈을 받았다고 볼 만한 ‘시점ㆍ동선ㆍ자금’의 일치 흔적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3박자가 일치하지 않아 서면조사를 했던 리스트 6인과는 달리, 이들은 곧바로 소환키로 한 이유다. 검찰은 이 의원이 2012년 4월 총선 무렵 측근을 통해 2,000만원을 건네받았고, 김 의원은 2013년 5월 당 대표 경선 직전 수천만원을 받았을 것으로 의심하면서 추가 금품수수 여부도 살펴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검찰에게 ‘양날의 칼’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두 의원은 성 전 회장과 자주 만났던 만큼, 그 시점이 경남기업 비자금 조성ㆍ인출 시기와 겹칠 확률도 당연히 다른 이들보다 높다. 해당 시점에 ‘금품 전달’이 있었다고 단정할 순 없다는 얘기다. 법조계의 한 인사는 “검찰의 의심은 ‘우연의 일치’ 때문일 수도 있다. 당사자들의 해명을 들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두 의원의 혐의 입증은 ‘진술’에 달려 있는데, 검찰은 경남기업 관계자들의 관련 진술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품 공여자인 성 전 회장은 이들에 대해 아무런 ‘직접 진술’을 남겨두지 않았고, 다른 이들의 증언도 ‘전달자’나 ‘목격자’가 아닌 이상 전문(傳聞)진술에 불과해 증거능력을 얼마나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검찰은 김 의원에게 24일 출석을 통보했으나, 그는 “물타기 수사”라는 당 지도부의 방침에 따라 소환에 불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해외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26일이나 27일 검찰에 출석하기로 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의 2007년 12월 특별사면 의혹과 관련, 노씨를 24일 오전 소환 조사한다. 하지만 당시 그가 사면 로비 명목의 금품을 받았다 해도 알선수재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어서 사실상 기소가 불가능하다. 노씨는 “경남기업 관계자가 찾아와 청탁한 것은 맞지만, 단호히 거절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우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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