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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비껴간 비법? 돼지들 행복하게 키운 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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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비껴간 비법? 돼지들 행복하게 키운 것 뿐”

입력
2017.02.1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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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구 양돈 ‘강산이야기’ 대표

톱밥 바닥에 운동 공간 제공 등

‘개방형 축사’ 친환경 사육으로

8년 간 질병ㆍ전염병 한 번도 없어

동물복지와 친환경 사육으로 전국 최초로 동물복지 축산농장으로 인증 받은 전남 해남군 황산면 송호리 양돈농장 ‘‘강산이야기’ 강민구(40) 대표가 돈사 안에서 새끼 돼지를 살피고 있다. 강산이야기 제공 .
동물복지와 친환경 사육으로 전국 최초로 동물복지 축산농장으로 인증 받은 전남 해남군 황산면 송호리 양돈농장 ‘‘강산이야기’ 강민구(40) 대표가 돈사 안에서 새끼 돼지를 살피고 있다. 강산이야기 제공 .

“친환경적으로 키운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것만이 살 길입니다.”

전남 해남군의 양돈농장 ‘강산이야기’ 강민구(40) 대표는 “축사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농장 운영 8년 동안 질병이나 전염병에 걸린 돼지가 한 마리도 없었다”며 “쾌적한 환경에서 자라난 돼지들이 면역력이 높다”고 강조했다.

전국적으로 구제역이 확산하면서 축산 대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동물복지와 친환경적 사육을 실천하고 있는 축산농장‘강산이야기’가 주목 받고 있다. 강산이야기는 2014년 5월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국내 최초로 동물복지 축산농장으로 인증 받았다.

이 농장에서는 마리당 최소 사육면적과 운동공간을 보장하는 등 기존 공장형 밀집축사와 차별화돼 있다. 사육공간은 일반 양돈장에 비해 2배 가량 넓다. 좁은 틀에 가두어 기르지 않고 운동이 가능하도록 충분한 공간을 확보했다. 면역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기존 밀집사육 형태가 아닌 개방형으로 지어 햇빛과 바람이 잘 통하도록 건강한 축사환경을 조성했다.

돼지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바닥은 콘크리트 대신 60㎝ 두께의 톱밥을 깔았다. 새끼를 가진 돼지는 별도의 넓은 공간을 만들어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배려하고 새끼 돼지는 이빨이나 꼬리 자르기를 하지 않는 등 동물복지 수준이 일반 농장에 비해 훨씬 높다. 이 같은 쾌적한 사육환경으로 이곳 돼지들은 농장을 운영한지 8년 동안 단 한 마리도 질병에 걸리지 않았다.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공포도 강산이야기와는 거리가 멀다.

강 대표는 전남지역에서 한우 유통업을 시작하다 비위생적인 생산 농가를 방문한 뒤 양돈장 사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그는 “2007년쯤 한 축산농가를 방문했는데 입구부터 역겨운 냄새와 불결한 환경에 충격을 받아 쾌적한 환경에서 건강한 돼지를 기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강 대표의 동물복지형 사육을 실천에 옮기는 일은 어려움이 많았다. 늘어나는 관리비와 운영비로 수익이 나질 않아 초기에는 힘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은 친환경 축산의 효과를 실감하고 있다. 분만률, 성장률, 고기 품질, 수익성도 높아졌고 광주, 대전 등지의 친환경급식업체에 납품도 하고 있다.

현재 강산이야기에서는 1농장, 2농장 등 2개의 농장에서 총 3,000여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1농장에서는 모돈과 자돈 1,800여마리를, 2농장에서는 비육돈 1,200여마리를 키우고 있다. 두 농장은 질병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6,7km가량 떨어진 곳에 각각 조성했다.

강산이야기는 2008년 영농조합법인 설립 후 2011년 농장, 작업장, 업소 등 3종의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지정과 전라남도지사 친환경축산물 돈육 통합상표 사용을 시작으로 2012년 5월에는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을 받았다. 7월에는 전라남도 친환경녹색축산농장으로 지정 받기도 했다.

강 대표는 “현행 농장동물 복지제도가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축산농가의 부담이 커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우리나라도 선진국형 축산시스템을 도입해 안전한 축사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남=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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