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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기 ‘뒤늦은 후회’ 최진희가 부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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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기 ‘뒤늦은 후회’ 최진희가 부른 이유

입력
2018.04.03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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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최진희가 지난 1일 평양에서 열린 공연 '봄이 온다' 시작 전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과 만나 악수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가수 최진희가 지난 1일 평양에서 열린 공연 '봄이 온다' 시작 전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과 만나 악수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과 악수를 하는데 ‘그 노래를 불러줘서 고맙습니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아, 왜 나더러 ‘뒤늦은 후회’를 부르라고 했는지 알겠더라고요.”

가수 최진희는 지난 1일 북한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봄이 온다(‘봄이 온다’)’에서 자신의 히트곡 ‘사랑의 미로’와 현이와덕이의 ‘뒤늦은 후회’를 불렀다. 최진희는 애초 ‘뒤늦은 후회’를 부를 생각이 없었다. ‘사랑의 미로’와 그의 또 다른 히트곡 ‘우린 너무 쉽게 헤어졌어요’를 부르려 했으나 방북 직전 ‘봄이 온다’ 측으로부터 ‘뒤늦은 후회’를 불러줄 수 없겠느냐는 부탁을 받고 선곡을 바꿨다. 그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방북해 노래를 불렀는데, 김 위원장을 만난 뒤에야 왜 ‘뒤늦은 후회’를 불러달라고 했는지 알게 됐다는 게 최진희의 설명이었다.

공연에서도 이 무대에 반응이 좋았다. 윤상 한국 예술단 음악감독은 2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우리 취재진을 만나 “‘뒤늦은 후회’는 여기(북한)에서 너무 좋아하는 노래”라며 “그 노래가 나올 때 분위기가 너무 좋았는데 남측 곡 중에서 인기가 너무 많은 곡이라더라”고 말했다.

한국 예술단 중 최진희에게 ‘뒤늦은 후회’를 부탁한 이유는 그의 창법 때문이었다. 윤 감독은 “그 곡이 최진희 선배의 특화된 창법과 너무 맞는 곡”이라며 “아주 옛날 곡임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니까 다른 가수들보다 최진희 선배가 부르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남매듀오 현이와덕이 앨범 사진.
남매듀오 현이와덕이 앨범 사진.

‘뒤늦은 후회’는 남매 가수 현이와덕이가 1985년 발매한 2집 ‘너나 좋아해 나너 좋아해’에 실린 곡이다. 트롯풍이지만, 멜로디가 서정적이라 발라드 곡 같은 느낌을 준다. ‘순간에 잊혀져 갈 사랑이라면 생각하지 않겠어요’라며 ‘이렇게 살아온 나에게도 잘못이 있으니까요’란 노랫말이 아련함을 돋운다. 장현이 작사하고 그의 동생인 장덕이 작곡했다.

최진희의 이색 선곡에 대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뒤늦은 후회’는 국내 온라인을 후끈 달구고 있다. ‘뒤늦은 후회’는 3일 인터넷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음악사이트 멜론에서도 실시간 급상승 곡 1위를 차지하는 이변까지 연출했다.

곡이 화제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현이와덕이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현이와덕이는 ‘너나 좋아해 나너 좋아해’ ‘꼬마인형’으로 유명한 가수다. 1975년 데뷔해 해체와 재결합을 반복하며 1980년대 후반까지 활동했다. 남매는 1990년 잇달아 요절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평양공연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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