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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평화와 화해

입력
2014.08.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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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에는 ‘평화와 화해의 궁전’(Palace of Peace and Reconciliation )이 있다. 이 궁전은 2006년 건축한 것으로 3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와 전통 종교 지도자 대회'의 개최지로 유명하다. 종교적 화해와 세계 평화를 목적으로 지어진 62m 높이의 피라미드 궁전에는 1,500석 규모의 오페라 하우스와 박물관, 공중정원이 있다. 이 궁전은 ‘죽기 전에 한번 꼭 봐야 할 건축물’ 중의 하나로 소개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아졌다.

▦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부터 18일까지 한국을 방문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은 단순한 종교적 의미를 초월한다. 방문 일정과 교황청 대변인의 발표 등을 참고하면 그는 ‘평화와 화해’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오는 것으로 요약된다. 우선 명동 미사의 타이틀이 ‘평화와 화해’다. 또 작년 3월 즉위 직후 발표한 부활절 메시지에서 “아시아의 평화, 특히 한반도의 평화를 간절히 빕니다. 한반도에서 불화가 극복되고 화해의 정신이 자라나기를 바랍니다”라고 강조한 것도 이와 맥락이 닿아있다.

▦ 교황은 16일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諡福) 미사를 집전하고 대전에서 열리는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한다. 15일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때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과 생존학생을 만나고, 18일 명동성당에서 집전하는 미사에서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할머니들, 쌍용차 해고 노동자, 용산참사 유가족, 밀양 송전탑 건설반대 주민들을 초청해 대화를 나눈다. 약자와 빈자, 고통 받고 소외된 자들의 아픔을 달래고 분노를 나누면서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자는 것이리라.

▦ 지금 우리 사회는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가 슬픔에 잠겨있고, 윤 일병 구타사망 사건으로 온 국민이 분노에 떨고 있다. 반면 정치권은 국민을 위로하고, 감정을 통합하기는커녕 이들 사건에 편승해 사사건건 상대를 헐뜯으며 오히려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 게다가 한반도는 60년간의 분단의 비극을 한 발짝도 넘어서지 못한 채 남북한이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성장통(痛)이라 할 경제적 불평등은 사회통합을 가로막고 있다. 이번 교황의 방한을 계기로 ‘평화와 화해’를 위한 상징물이라도 하나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조재우 논설위원 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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