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호 기자

등록 : 2018.04.08 16:50
수정 : 2018.04.08 22:40

강남이어 마포ㆍ용산ㆍ성동구도 관망세… ‘부동산 거래 절벽’ 현실화

등록 : 2018.04.08 16:50
수정 : 2018.04.08 22:40

양도세 중과ㆍ대출규제 강화에

강남권 거래 자체 동결되고

마용성 매도ㆍ매수자들은 버티기

재건축 호재 사라진 양천ㆍ노원 등

다른 지역도 거래 급격히 감소

신규 분양 지역은 거래 활발

시장 반등 견인할지 주목

8일 서울 잠실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에 2018년 1월의 20여건에서 2~3월 이후 거의 0건에 가까운 아파트 거래 건수를 나타내는 표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여기가 전국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했던 곳 중 하나인데, 이달 들어 거래 문의 전화가 하루 2, 3통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급매 있나요’라고 문의하는 수준이지 거래가 진행되는 것도 아니다.”(서울 강남구 도곡동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

“거래의 씨가 말랐다. 이틀 전 시세보다 1,500만원 낮은 급매물이 나왔지만 매수자들이 안 붙어 걱정이다. 매도자들은 버티고 매수자들은 더 떨어지길 기다리고, 말 그대로 ‘거래 절벽’을 체감하고 있다”(마포구 공덕동 B공인중개사무소 대표)

4월 부동산 시장에 ‘거래 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서울 강남권은 거래 자체가 동결된 분위기이고, 강남권 못잖은 집값 상승을 보여온 이른바 ‘마용성’(마포ㆍ용산ㆍ성동구) 지역도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그나마 서울 신규 아파트 분양 지역은 거래가 활발하지만, 봄철 분양 물량이 전체 부동산 시장의 반등을 이끌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8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강남의 거래 실종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결정타다. 올해 1~3월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 시세보다 최고 6,000만원 낮은 급매물까지 나왔던 강남은 이달 들어 기존 시세를 회복한 뒤 매매가 멈췄다. 실제로 지난달 12억원 초반대에 거래됐던 강남구 역삼래미안(전용면적 59㎡)의 경우 최근 13억원대로 가격을 회복한 뒤 문의가 뚝 끊긴 상황이다. 송파구 가락삼익맨숀(84㎡)는 9억원 중반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매물은 지난달의 절반에 못 미치는 1~2건에 불과하다.

마용성 지역은 “집값 상승 여력이 충분하고 강남보다 정부의 정책적 압박이 덜하다”는 심리가 관망세를 강화하면서 거래절벽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6개월 동안 전국에서 집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이 지역에선 “굳이 지금 팔지 말자”는 매도자 측, “더 기다리면 싼 물건이 나올 수 있다”는 매수자 측의 계산이 맞물려 좀처럼 매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그나마 6개월 만에 집값이 소폭 하락(전주 대비 -0.06%)로 한 성동구는 옥수ㆍ금호동 일대 신축 단지에서 1,000~2000만원씩 하향조정이 이뤄졌지만 실제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건축 호재가 사라진 양천과 노원을 비롯한 다른 서울 지역은 대출 요건 강화 여파로 부동산 거래가 급격히 줄고 있다. 노원구 공릉동의 중개사무소 대표는 “집값이 10억대를 가뿐히 넘는 강남과 마용성과 달리 다른 지역들은 대출을 통해 실거주 아파트를 매매해왔다”며 “하지만 마이너스통장 상환액까지 따지는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규제가 이달부터 본격 운영되면서 소득이 많지 않은 이들이 거래에 나설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전했다.

거래절벽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지표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날 주택산업연구원의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에 따르면 4월 전망치는 62.7로 전달보다 28.8포인트 급락했다. HBSI는 건설사 입장에서 주택사업 경기를 종합 판단하는 지수로,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 호황을, 반대면 불황을 뜻한다. 아파트 매도자와 매수자 가운데 어느 쪽이 많은지를 나타내는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지난달 말까지 100을 상회하다가 이달 들어 94.8로 하락했다.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줄어들면서 거래가 위축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서울의 아파트 분양 시장은 대조적으로 활발한 거래량을 보이고 있다. 최근 분양한 마포구 염리동 염리3구역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는 1순위 청약에 평균 50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영등포구 ‘당산 센트럴 아이파크’는 연중 최고 청약경쟁률인 평균 79.9대 1을 보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수요와 공급 모두 부진한 상황에선 작은 변수 하나가 변동을 키우기도 하지만, 신규 분양의 인기가 시장에 어떤 파급력을 줄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오히려 세법 개정안 논의를 거쳐 8월 확정될 보유세 인상안이 부동산 시장 반등 여부를 가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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