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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정 기자

등록 : 2017.12.21 11:25
수정 : 2017.12.21 18:44

“인공지능 시대엔 ‘흙수저’나 ‘금수저’는 의미 없다”…IBM에서 밝힌 미래 인재상

한국IBM 마케팅&커뮤니케이션스 총괄 황인정 전무 인터뷰

등록 : 2017.12.21 11:25
수정 : 2017.12.21 18:44

한국IBM 마케팅&커뮤니케이션스 총괄인 황인정 전무는 “인공지능 시대에선 ‘흙수저’나 ‘금수저’와 출신 성분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IBM 제공.

4차 산업혁명 시대와 함께 주류로 떠오른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의 최첨단 기술들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 기술들은 또 시대 변화에 따라 요구되는 인재상까지 바꿔놓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는 어떤 인재들이 필요하며, 이런 인재는 어떻게 양성될 수 있을까? 대표적인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인 IBM에선 이른바 ‘뉴칼라’ 인재라고 불리는 미래 두뇌 육성을 위해 미국 정부와 손잡고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IBM 마케팅&커뮤니케이션스 총괄인 황인정 전무에게 IBM의 ‘뉴칼라’ 인재 육성에 대해 들어봤다.

Q. ‘뉴칼라’ 인재라는 용어가 생소하다. 어떤 인재를 의미하나?

:생산현장에서 일하는 전통적인 노동자 계층을 일컫는 ‘블루칼라(Blue-Collar)’와 사무직 종사자를 의미하는 ‘화이트칼라(White-Collar)’에 대응해 만들어진 용어다. ‘뉴칼라(New-Collar)’는 사이버보안, 데이터 사이언스, 인공지능이나 코그너티브(인지적) 비즈니스 전문가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역량을 가진 인재를 의미한다.

Q. IBM에서는 뉴칼라 인재를 육성하거나 채용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등 첨단기술 분야를 선도하는 글로벌 IT 기업인 IBM 이지만, 미국 전역에서 근무하는 IBM 직원 중 3분의 1은 4년제 대학 학위를 가지고 있지 않다. 인재 채용에 있어 학위보다 업무를 수행에 필요한 기술 역량과 자질을 지녔는지를 채용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IBM은 이들을 ‘뉴칼라’ 인재라고 부른다.

IBM은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역량을 키워 ‘뉴칼라’로 자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이 실제 작업 현장에서 쓰이는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기존의 교육 과정을 보완하는 활동을 전세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각 지역 학교나 대학과 협력해서 학생들이 현장 기술에 충분히 준비되도록 지식을 공유하고, 첨단 기술에서 중요한 STEM(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 기반의 과정도 강화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P-테크 학교이다.

Q. P-테크 학교는 무엇인가?

:P-테크 학교는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 보유 인재들을 양성하기 위해 IBM이 실시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고등학교에서부터 대학 교육까지를 아우르는 혁신적인 공립학교 모델이다. 6년제인 P-테크 학교는 우리나라 기준으로 중학교 3학년부터 입학이 가능하며, P-테크 학생들은 입학시 별도의 선발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그리고 성취도에 따라 6년 안에 고등학교 학위와 인공지능, 데이터 사이언스, 사이버보안 등 성장 산업과 연계된 2년제 준학사학위를 가지고 졸업하게 된다.

한국IBM 마케팅&커뮤니케이션스 총괄인 황인정 전무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선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을 가진 인재 육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IBM 제공.

Q. P-테크 학교 프로그램 시작 후 어떤 성과가 있었나?

:IBM과 미국 뉴욕시 교육청, 뉴욕시립대가 처음 공동 설립한 P-테크 학교는 현재 뉴욕과 일리노이, 코네티컷등 미국은 물론 호주, 모로코 등 전 세계에서 약 70개교가 설립돼 운영되고 있다. 설립 6년 차인 올해 여름까지 약 1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졸업생 중 8명은 현재 IBM에서 일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IBM은 미국 지역 직원의 3분의 1이 4년제 대학 졸업자가 아니다. 이렇게 ‘뉴칼라’ 인재를 영입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기술을 가진 직원들을 뽑는 게 쉽지 않다. 이는 비단 IBM만의 문제가 아니다. 새로운 인공지능 시대에 기술 기업들 모두가 겪는 문제이다. 이것이 IBM이 직접 나서서 P-테크 학교 등 미래가 필요로 하는 인재 육성에 팔을 걷어 붙인 이유이다. P-테크 학교 프로그램은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하고 전세계적으로 점차 확장해 나가고 있다.

Q. 국내에도 비슷한 유형의 교육기관들과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P-테크 학교는 이런 교육 기관과 어떻게 다른가?

:P-테크 학교의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이자 차별점은 산업계, 정부, 교육계 등 민관학이 '미래 산업 인재 육성'이란 공동의 목표와 비전을 갖고 긴밀하게 협력했다는 점이다. P-테크 학교는 기업 파트너, 교육기관이 산업 현장에 필요한 역량을 기반으로 교육과정을 매년 함께 개발한다. 이런 프로그램은 참여자 모두가 마치 세 다리 의자와 같이 동등하게 역할을 수행해야 성공할 수 있다.

또 다른 요인은 산업계가 꾸준히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운영했다는 점이다. P-테크 학교의 경우, 300개 이상의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P-테크 학교가 제공하는 멘토링 제도, 업무공간에서의 교육, 유급 인턴십, 기업 채용시 우선 고려, 진로 상담 및 방학을 이용한 인턴십 기회 등은 기업에서 지원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부분이다. 그러나 산업계의 자발적인 의지가 아닌 보조금 지원이나 취업보장 같은 게 전제가 되어선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이끌어 내기 어렵다.

Q. 국내에는 아직 P-테크 학교가 없는데, 한국IBM에서 ‘뉴칼라’ 인재 양성이나 채용을 위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는가?

:한국IBM은 국내에서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인재 양성을 위해 ‘티처스 트라이 사이언스(Teachers TryScience)’, ‘영메이커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티처스 트라이사이언스’는 IBM이 이공계 인재 육성을 위한 교사를 교육하기 위해 NYSCI(New York Hall of Science)와 같은 교육전문 기관과 공동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이를 서울교대와 우리나라 교육실정에 맞도록 재구성해 국내 초중등 교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현재까지 270여명의 교사를 대상으로 직접 교육이 이뤄졌으며, 교육을 받은 교사들이 다시 학교에서 약 6,700여명의 학생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시범 교육을 시행했다.

또한 학생들을 대상으로는 창의적인 문제해결능력, 협업 및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영메이커 프로그램’도 병행 중이다. 올해에는 학생 대상 영메이커 워크숍, 영메이커 챌린지와 영메이커 캠프 등을 진행했다.

한국IBM 마케팅&커뮤니케이션스 총괄인 황인정 전무는 “산업계, 정부, 교육계 등 민관학이 공동의 목표와 비전을 갖고 긴밀하게 협력할 때 비로소 ‘미래 산업 인재 육성’에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IBM 제공.

Q. ‘뉴칼라’ 시대가 오면 가장 크게 바뀌는 것은 무엇일까?

:학생들에게 자격조건이나 학벌이 아니라 실제 업무에서 필요하고 다양한 기술 역량이나 자질에 대한 요구가 많아질수록, 그리고 P-테크처럼 이런 교육을 제공하는 교육 기관이 늘어날수록, 배경이나 재력, 이에 따른 학벌, 자격조건에 의해 인생이 결정된다고 믿는 ‘흙수저’, ‘금수저’ 등 ‘수저론’은 의미가 없어질 것이다. 실제로 미국 IBM 본사에는 대학을 중퇴한 무명 힙합 아티스트가 코딩을 익혀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한다거나, 기간제 교사를 전전하던 교직 이수자가 보안 전문가로 일하는 등 많은 뉴칼라가 일하고 있다.

Q. 일각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뺏을 거라는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미국의 정보기술자문회사인 가트너는 2020년까지 인공지능으로 인해 일자리 180만개가 사라지지만 동시에 230만개의 일자리가 새로이 창출될 것을 예견했다. 산업 다양한 영역에서 노동이 자동화되고 나면,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의 양상 또한 달라질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의 요구에 맞춰 비즈니스와 사회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구성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세상에서 자립하고 시대를 주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IBM과 같은 4차 산업 혁명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일 것이다. 신혜정 기자 arê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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