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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넘자! 南종아·北수현

입력
2018.02.08 16:2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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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아이스하키 내일 첫 경기

스웨덴전 골 넣은 1라인 박종아

“혼자 다른 레벨” 독보적 기량

2라인의 레프트 윙 정수현

“달리고 또 달려” 뭉친 힘 기대

단일팀 주장이자 부동의 에이스 박종아. 사진공동취재단
단일팀 주장이자 부동의 에이스 박종아.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4일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과 스웨덴의 평가전이 열린 인천선학링크. 0-2로 뒤진 1피리어드 18분50초에 단일팀 주장 박종아(22)가 날카로운 리스트샷으로 만회 골을 터뜨리자 관중석은 들썩였다. 이 순간 선수들은 물론 관중은 하나된 마음으로 함성을 지르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그 때 당시의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올림픽 사상 최초로 꾸려진 남북 단일팀은 10일 오후 9시 10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스위스와 2018 평창동계올림픽 B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단일팀의 역사적인 올림픽 첫 경기다. 단일팀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선수는 1996년생 동갑내기 공격수 박종아와 정수현이다. 박종아는 두 말할 필요 없는 단일팀의 에이스다. 귀화 선수 랜디 희수 그리핀(30)이 “혼자 다른 레벨에서 뛰는 선수”라고 할 정도로 독보적인 기량을 자랑한다.

강릉 출신 박종아는 경포여중을 졸업한 뒤 서울 노원구 하계동에 있는 혜성여고로 진학했다. 이유는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훈련장이 태릉에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그랬지만 한국 여자아이스하키는 정식 팀이 한 곳도 없다. 유일한 팀이 국가대표팀이다.

앞날이 불확실하고, 열다섯 살의 어린 나이에 서울에서 혼자 학업과 운동을 병행해야 하는 힘겨운 상황이었지만 박종아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스하키에 더욱 매진하고자 고등학교 2학년이 되던 해 혼자 캐나다로 유학을 떠났다.

캐나다 주니어리그에서 두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2015년 2월 캐나다 대학 스포츠 1부리그(CIS) 서스캐처원대에 스카우트되는 기쁨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대학에 입학하는 대신 대표팀에 돌아왔다. 온전히 올림픽에만 집중하고 싶어서였다. 캐나다에서 선진 하키를 익혀 폭발적인 스피드와 한 박자 빠른 슈팅 등을 자랑한다.

박종아는 지난해 4월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A(4부리그) 대회에서 5전 전승 우승을 이끌었다. 5경기 모두 1라인 공격수로 뛰며 4골 6어시스트로 대회 포인트(골+어시스트)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7월 스웨덴과 평가전에서 골을 넣고 이번에도 골망을 갈라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부동의 1라인 레프트 윙 박종아는 “올림픽 첫 경기까지 연습도 이제 한번 남아 긴장된다”며 “응원해주는 분들이 많아 더 부담도 될 것 같다”고 떨리는 심경을 드러냈다. 단일팀 주장으로 남북 선수들을 이끌고 있는 그는 “스포츠는 스포츠”라면서 “평소 하던 대로 ‘팀 코리아’를 외치며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단일팀 북측의 에이스 정수현. 사진공동취재단
단일팀 북측의 에이스 정수현. 사진공동취재단

박종아가 버티는 1라인의 뒤에서 2라인 레프트 윙 자리를 꿰찬 북한의 간판 정수현은 단일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는 선수로 평가 받는다. 팀에 빠르게 녹아드려는 모습과 빙판을 부지런히 헤집고 다니는 플레이로 세라 머리 감독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스웨덴과 평가전에서도 일주일 정도 손발을 맞추고 뛴 것을 감안할 때 합격점을 받았다. 머리 감독은 “지금 같은 모습을 계속 보여준다면 계속 2라인에 내보낼 것”이라며 “팀원들과 잘 융화돼 최고의 경기를 펼쳐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팀 동료들 또한 “기술이 좋고, 퍽을 다룰 줄 안다”고 입 모아 칭찬했다. 정수현은 “우리 북과 남 선수들이 달리고 또 달리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며 “이번 대회가 북과 남의 뭉친 힘을 과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휴식일인 8일 강원도 강릉 경포 해변을 찾아 오륜마크 조형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휴식일인 8일 강원도 강릉 경포 해변을 찾아 오륜마크 조형물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훈련을 건너 뛰고 다 같이 강릉 경포대 바다를 찾아 기념촬영을 하는 등 휴식을 취한 단일팀은 9일 오후에 한 차례 훈련을 소화한 뒤 전원 개막식에 참석한다.

강릉=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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