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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트렌드, NOW] 수감자 고령화 탓에 교도인력 부족 빠진 홍콩 정부 어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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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트렌드, NOW] 수감자 고령화 탓에 교도인력 부족 빠진 홍콩 정부 어찌할까

입력
2018.06.26 16:10
수정
2018.06.26 19:0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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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21세기 지구촌의 최대 난제로 떠오른 인구 고령화가 교도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60세 이상 수감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이들을 돌볼 의료인력 및 의료지출이 급증하면서 주요국마다 교정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현지시간) 홍콩과 싱가포르 등의 교정시설에서 노인 수감자가 늘면서 교도 인력 부족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병치레가 많은 고령 수감자의 치료나 전문의 접견을 위해 이들을 병원으로 호송하는 데 투입되는 인원이 연평균 4만명에 달하면서 본연의 교도행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교도소에서는 함께 생활하는 상대적으로 젊은 수감자들이 노인 수감자들의 간병인 역할을 하는 등 고령 사회의 민 낯이 교도소에서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콩 교정당국 대변인은 “지난 몇 년간 수감자들을 위한 의료 호송이 계속해서 증가하면서 교도소 내에서 심각한 인력난과 안전 문제가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SCMP에 따르면 60세 이상 수감자 비율은 2007년 2.5%에서 2017년 6.5%로 10년 만에 약 4%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고령 수감자도 2007년 234명에서 2017년 437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홍콩의 교도소의 전체 수감자가 28.7%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고령자 수감자들이 주로 앓고 있는 질병은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당뇨나 고혈압 등 60세 이상 노인들이 겪는 만성 질환이다. 게다가 일부 고령 수감자에서는 치매 증상까지 나타나 관리가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30년 넘게 교도관으로 근무 중이라는 익명의 관계자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스스로 몸을 못 가누는 경우도 있어 같이 생활하는 죄수들이 밥을 먹이고 화장실에 데려다 주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SCMP는 ‘죄수 고령화’ 흐름은 영국과 싱가포르 등지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싱가포르에서는 건물 안에 손잡이 등을 설치하는 등 고령자 친화적인 시설 개조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SCMP는 고령화 맞춤 교정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하면서도, 문제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홍콩 노인위원회 수장을 맡고 있는 램칭최 의원은 “교도소에서도 확실한 고령화 대비정책이 필요하다”며 “고령 수감자들의 건강을 자주 체크하고 건강 증진을 위한 개인별 맞춤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원격 검진’ 기술을 적극 도입해 수감자와 교도관의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콩에서 사회복지 분야 변호사로 활동 중인 시우카춘은 “기존의 낡은 사고방식을 버리고 교도소 내 보다 노인 친화적인 정책을 취해야 한다”라며 이를 방관해 온 홍콩 정부의 무책임함을 지적했다. 이왕구기자 fab4@hankookilbo.com 남우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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