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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패션 혁명 Fashion Revolution(4.24)

입력
2018.04.24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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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4일은 패션혁명의 날이다. 멋과 함께 윤리를 생각하자는 취지의 날이다. fashionrevolution.org
4월 24일은 패션혁명의 날이다. 멋과 함께 윤리를 생각하자는 취지의 날이다. fashionrevolution.org

패션혁명(Fashion Revolution)이란 우리가 입는 옷을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 알자는 것이다. 아이들을 부려 만든 옷은 아닌지, 저임금과 열악한 근로환경, 오ㆍ폐수 펑펑 쏟아내는 공장에서 만든 건 아닌지, 관심을 갖자는 것이다. 패션이라고 멋(과 가격)만 따질 게 아니라 기업ㆍ소비 윤리도 함께 생각하자는 것이다.

오늘(4월 24일)은 ‘패션혁명의 날’이고, 올해는 4월 23~29일이 ‘패션혁명 주간’이다. 영국 시민들이 2004년 시작한 이 행사에 세계 100여 개국 시민단체 등이 동참하고 있다. 섬유ㆍ의류 업종 실태 관련 학술대회나 캠페인을 벌이고, 소비자들은 자기 옷 상품정보 등이 적힌 라벨 사진을 패션혁명 해시태그를 달아 SNS에 올리며 해당 기업의 하청 실태나 임금 정보 등을 공유하고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한다.

이 운동의 계가가 된 방글라데시 라나플라자 붕괴참사가 2103년 4월 24일 일어났다. 베네통 H&M 등 글로벌 의류브랜드 하청업체들이 입주한 공장 빌딩 라나플라자가 무너져 1,130여 명이 숨지고 2,500여 명이 다친 사고다. 수도 다카 북동쪽 사바르 지역의 라나플라자는 2007년 4층짜리 건물로 준공됐으나 잇단 불법 증축으로 무너질 땐 8층짜리 건물로 바뀌어 있었다. 외벽 균열이 심해 사고 전부터 불안해한 이들이 적지 않았지만, 감독 관청도 건물주도, 공장주도 묵살했다. 희생자 대부분이 저임금 노동자들이었다.

방글라데시는 세계 2위 의류생산기지(1위는 중국). 약 6,000개 공장에 400여 만 명의 노동자가 고용돼 있다. 2012년 말에도 타즈린 의류공장에 불이 나 112명이 숨졌다. 당시 방글라데시 법정 최저임금은 3,000타카(약 3만8,000원)였다.

사고 직후 H&M사 등은 원청ㆍ하청 기업 공장 안전 합의안 등을 마련했고, 정부도 노동법을 개정해 이듬해 초부터 최저임금을 5,300다카(6만8,000원)으로 인상했지만, 노동 환경 및 노동자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의류공장이 밀집한 수출촉진지구(EPZ) 노동자는 노조 가입을 못한다. 2014년 최저임금은 지금도 그대로다. 지난달 방글라데시 의류산업연맹(SGSF)은 월 최저임금을 1만 6,000다카(약 20만원)로 인상해 달라고 정부 최저임금위원회에 요구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패션 혁명은 노동 인권 및 노동자 생존권 운동이기도 하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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