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권재희 기자

등록 : 2017.11.15 04:40
수정 : 2017.11.15 12:48

흑자 낸 적 없는데 한달새 주가는 3배… 코스닥 바이오주 ‘묻지마 투자’

등록 : 2017.11.15 04:40
수정 : 2017.11.15 12:48

시총 상위 10개 중 7개가 바이오

앱클론ㆍ신라젠ㆍ셀트리온제약 등은

실적 뒷받침 없이 급등 잇따라

개미 투자자 비중 88% 달해

‘단타’ 비중도 거래대금 절반 육박

“단기과열 위험 크다” 지적

게티이미지뱅크

코스닥 시장에 불이 붙었다. 최근 코스피가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기관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영향도 있지만 실적과 무관한 일부 바이오주에 대한 ‘묻지마 투자’가 시장의 거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적잖다. 실제로 코스닥 시장의 개인투자자 비중은 88%(13일 기준)에 달하고 있다. 초단기 매매인 데이트레이드(하루 동안 매수했다 다시 매도하는 거래) 비중도 전체 거래대금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

14일 코스닥지수는 15.08포인트(2.03%) 오른 756.46으로 거래를 마치며 750선을 돌파했다.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 기록인데다가 2015년 8월 이후 28개월 만의 최고치다. 기관 투자자는 이날 3,451억원을 순매수해 일일 순매수로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도 코스닥 지수 전망치를 높여 잡기 시작했다. KB증권은 이날 코스닥지수 내년 전망치로 1,000을 제시했다.

그러나 주가 상승을 이끄는 주도주를 살펴보면 장밋빛으로만 보긴 힘들다. 상승장 이면에 바이오 종목에 대한 지나친 쏠림과 묻지마 투자 과열 양상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7개가 바이오주다. 지난 10월부터 이날까지 주가 상승률 상위권도 앱클론(200.7%), 셀트리온제약(173.3%), 신라젠(100.0%), CMG제약(89.2%) 등 모두 바이오주가 싹쓸이하고 있다.

바이오 종목의 주가 급등이 문제가 되는 것은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가는 곧 기업이익’이라는 상식과 어긋난다. 그 만큼 투기적 성향이 짙다는 얘기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데이트레이드 비중은 지난 7월 36.0에서 최근 42.2%까지 커졌다.

특히 앱클론의 경우 창업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다. 이 기간 주가가 2배로 뛴 신라젠도 상반기 272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셀트리온제약의 경우 17억 영업이익을 기록하긴 했지만 급등한 주가를 설명하긴 역부족이다. 이 종목은 지난 3거래일 동안 주가가 67%나 상승해 거래소로부터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시가총액 수준도 실제 기업가치에 비해 과도하게 커졌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코스닥시장을 상승세를 견인하는 ‘셀트리온 3형제’의 시총을 합치면 34조7,000억원인데 이는 현대차(35조3,000억원)에 맞먹는다. 미래 성장성을 감안하더라도 적정 수준인지 의문이 커질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제약ㆍ바이오 종목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조차 주가가 너무 급하게 오르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적 공시나 보고서 한 장 없는데도 미래에 대한 성장 기대만으로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단기 과열 위험(리스크)이 크다”고 지적했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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