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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 포함 '파격'... 세대 아우른 남한예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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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벨벳 포함 '파격'... 세대 아우른 남한예술단

입력
2018.03.20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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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북한에서 공연할 걸그룹 레드벨벳.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내달 북한에서 공연할 걸그룹 레드벨벳.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빠빠빨간맛! 궁금해 은이?’(hbdu****, tmdr****, malt****)

걸그룹 레드벨벳(멤버 웬디, 아이린, 슬기, 조이, 예리)이 다음달 초 북한 평양에서 열릴 남한 예술단의 공연에 참여한다는 소식이 20일 알려지자 온라인에 이런 내용의 댓글이 쏟아졌다. 레드벨벳의 히트곡인 ‘빨간맛’의 후렴구 ‘빠빠빨간맛 궁금해 허니(Honey)’에서 허니 대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름을 넣은 문구였다. K팝 걸그룹의 이례적인 평양 공연 참여 소식에 네티즌이 놀라 내놓은 반응이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남한 예술단 공연 참여자 중 가장 파격은 레드벨벳이었다. 가요 관계자들도 “깜짝 놀랐다”는 반응이다. 남북 실무접촉을 앞두고 정부가 아이돌그룹의 평양행을 타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이미 파다했지만, 북한이 과연 아이돌그룹의 현지 공연을 받아들이겠느냐는 회의적인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1999년 12월 평양 봉화예술극장에서 열린 ‘2000년 평화친선음악회’에서 젝스키스와 핑클 등이 공연한 바 있지만, 20여 년이 지나 현재 아이돌그룹의 파격을 북한이 수용할 수 없을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2014년 데뷔한 레드벨벳은 ‘덤덤’과 ‘피카부’ 등 실험적인 전자댄스음악(EDM)을 주로 선보여 왔던 팀이다. 트와이스 등 또래 다른 걸그룹보다 실험성이 도드라지는 이들이라 북한에서 어떤 곡을 부를지에 벌써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레드벨벳이 부를 노래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공연에 아이돌그룹으로 유일하게 참여하는 레드벨벳은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뜻깊은 자리에 참석하게 돼 영광스럽고 기쁘게 생각한다”며 “평양에서 펼치는 무대는 처음인 만큼 저희도 기대가 많이 된다. 좋은 공연을 선보일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공연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북한 공연을 앞둔 가수 조용필과 이선희.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ㆍSBS 제공
북한 공연을 앞둔 가수 조용필과 이선희.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ㆍSBS 제공

통일부에 따르면 남측 예술단에는 조용필, 이선희, 최진희, 록밴드 YB, 백지영, 정인, 소녀시대 멤버 서현, 알리 등이 포함됐다. 20대부터 60대 후반까지 다양한 세대의 가수가 모였다. 발라드부터 록 그리고 전자댄스음악과 트로트까지 여러 장르를 대표하는 가수들이 초대돼 ‘열린 음악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레드벨벳을 비롯해 백지영, 정인, 서현, 알리의 북한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생애 첫 방북을 앞둔 가수들에겐 긴장과 설렘이 가득했다. 백지영은 “가요계 선후배님들과 함께 대중음악을 북한에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남북 문화교류가 더 활발해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인은 “의미 있는 공연에 함께 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좋은 무대를 보여드리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알리도 “영광이라는 말 외에는 표현할 방법이 없다”며 “우리 노래뿐 아니라 모두가 화합되는 노래를 선사하고 싶다”고 바랐다.

이번 방북을 계기로 북한 공연 세 번째를 맞은 가수 최진희.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번 방북을 계기로 북한 공연 세 번째를 맞은 가수 최진희. 한국일보 자료사진

조용필과 최진희, 이선희는 북한 공연에서 빠지지 않은 ‘남한 예술단 단골’이다. 최진희의 북한 공연은 1999년과 2002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조용필은 2005년 단독 공연 ‘조용필 평양 2005’로, 이선희는 2003년 같은 곳에서 열린 통일음악회로 북한에서 노래 한 바 있다.

두 번째로 평양을 찾게 된 조용필은 “13년 전 평양 콘서트 때 관객들이 나에게 준 감동을 기억하고 있다”며 “이번 평양 공연도 음악을 통해 남북이 교감하는 따뜻한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공연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조용필은 이번 공연에서 2~3곡을 노래할 예정이다. 어떤 곡을 공연할지도 고민 중이다. 조용필은 밴드 위대한 탄생과 함께 평양 무대에 오른다.

이선희는 “뜻 깊은 공연에 함께하게 돼 기쁘다”며 “아직 어떤 곡을 선곡할지 정하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무대를 만들 것”이라고 공연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16년 만에 북한에서 공연하게 된 록밴드 YB. 한국일보 자료사진
16년 만에 북한에서 공연하게 된 록밴드 YB. 한국일보 자료사진

윤도현이 이끄는 록밴드 YB도 16년 만에 평양 땅을 밟는다. 2002년 월드컵 때 방북한 윤도현은 북한말로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윤도현은 “남한의 ‘놀새떼(오렌지족 한량 등을 가리키는 북한의 속어)’가 다시 록앤롤(Rock’n Roll)하러 간다”며 “가슴 뜨겁고 신나는 무대로 남과 북이 음악으로 하나되는 무대를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YB는 이번 무대에서 노래 ‘1178’을 부른다. 이 곡은 한반도 최남단에서 최북단까지의 거리 1,178km를 모티프로 평화에 대한 염원이 담겼다.

남한 예술단은 내달 1일과 3일 평양 동평양대극장과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각 1회씩 공연할 예정이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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