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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인턴 기자

등록 : 2017.12.11 01:31
수정 : 2017.12.11 13:55

“다스는 누구 겁니까”에서부터 “아이받니”까지

유행어로 살펴본 연말 결산

등록 : 2017.12.11 01:31
수정 : 2017.12.11 13:55

다사다난했던 정유년(丁酉年)인 2017년도 저물어가고 있다. 올해도 대중들의 심리와 사회적인 이슈에 맞물려 적지 않은 유행어들이 쏟아졌다.

유행어와 함께 올 한 해를 뒤돌아봤다.

“다스는 누구 겁니까”…기업 ‘다스’의 실 소유주를 궁금해하며 나온 말

주가조작으로 1,000억원대의 피해액을 발생시킨 투자자문회사 ‘BBK’와 투자관계로 얽힌 자동차 부품 기업 ‘다스(DAS)’의 실소유주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아니냐는 의혹에서 나온 유행어다. 이 의혹은 최근 10년간 지속적으로 제시되었지만 지난 10월 주진우 기자와 김어준씨 딴지그룹 대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다스는 누구 것이죠?’라는 글을 게시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다스는 누구 겁니까”로 말로 통일하면서 한해 동안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한 포털사이트에서 네티즌들이 "다스는 누구 겁니까" 댓글을 달고 있다. 포털사이트 캡처

특히 관련 뉴스 기사는 물론, 날씨나 맛집 등 ‘다스’와 전혀 상관이 없는 글에도 “다스는 누구 겁니까”란 댓글이 이어진 가운데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10여 년간 끌어온 의혹을 제대로 밝히라는 여론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지난 달엔 SBS가 시사프로그램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 해당 사안을 다뤘다. 한편, 지난 25일에는 역대 정권들이 부정축재를 한 재산을 직접 찾아내자는 의미로 구성된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에서 계처럼 돈을 모아서 다스 주식을 구매하자는 ‘플란다스의 계’ 운동도 시작했다.

“누구입니까!” …제 19대 대선 경선 당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말

지난 19대 대선 경주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태도를 비롯해 목소리까지 강하게 바꾸는 ‘강철수’ 이미지를 내세웠다. 이 전략으로 그는 지난 3월28일 국민의당 부산 경선 연설에서 청중에게 "문재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후보 누굽니까!"라는 강한 질문을 던졌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강한 어투에 “누굽니까!”는 유행어로 급부상했다.

각종 방송매체에서 패러디되는 것은 물론, 유행어를 패러디한 영상이 유튜브에만 1,200여 개가 게재됐고 SNS에선 “누구입니까”를 따라 한 아이들의 영상까지 퍼졌다. 또한 유행어를 락(Rock) 음악으로 해석한 영상 ‘누구메탈’은 유튜브에서 조회수 52만회를 달성할 만큼, 주목을 받았다. 이 밖에도 안 대표는 대선 토론에서 “제가 갑철수입니까” “실망입니다” 등의 유행어로 회자됐다.

“내 마음 속에 저장” …워너원의 멤버 박지훈이 ‘프로듀스 101 시즌 2’에서 사용했던 말과 손짓

지난 5월 케이블방송인 엠넷(M.net)의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 2’에서 그룹 워너원의 박지훈(18)은 최고의 잘생긴 멤버로 뽑힌 후 “국민 프로듀서님들, 내 마음 속에 저장”이라며 손가락으로 사진기 모양을 만드는 귀여운 동작을 보였다. 이후 이 대사와 몸짓은 애교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이 동장은 정치권에서조차 흉내를 낼 만큼, 급속하게 확산됐다. 실제 지난 8월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념 행사에서도 청와대 인사들이 단체사진을 찍으며 따라 하기도 했다.

그룹 워너원(Wannaone)의 멤버 박지훈(18)의 "내 마음속의 저장" 자세를 청와대 인사들이 따라하고 있다. '프로듀스 101 시즌2' 및 YTN 뉴스 캡처.

광주시 거주하는 취업준비생 이은솔(25)씨는 “프로그램과 박지훈의 인기에 더해 당시 새로운 유행어가 없었고, 따라 하기 쉬운 대사와 몸짓 때문에 주위에서 많이 좋아했다”고 전했다. 덕분에 이 동작은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상반기 최고의 유행어로 선정됐다.

“그뤠잇! 스튜삣!” …욜로(YOLO)에 지친 사람들을 달랜 유쾌한 절약정신

지난 4월부터 리포터 김생민(44)이 진행해온 팟캐스트와 방송 '김생민의 영수증'은 제보자들의 영수증을 분석해 알찬 소비 방법을 전파하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무엇보다 그가 제보자들의 불필요한 소비에 던지는 "스튜핏(stupid)"과 현명한 소비에 외치는 "그레잇(great)"은 재미와 절약정신을 동시에 전달하며 유행어로 떠올랐다.

'그뤠잇', '스튜핏'으로 대변되는 '김생민 현상'에 대한 한국일보 카드뉴스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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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어가 인기를 얻은 이유는 "절실함이 있다면 작더라도 저축에 도전해보라. 말만 하면 모든 것이 다 이뤄지는 '금수저'들보다 더 강한 사람이 될 수 있다"며 절약을 통한 희망을 건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YOLO(You Only Live Once의 줄임말로 아낌 없이 현재를 즐기라는 뜻)유행 사이에서도 건강한 절약을 권유한 ‘김생민의 영수증’은 지난 11월 KBS에서 70분 길이로 정규 편성된 이후, 현재까지 방송을 진행 중이다.

“니 내가 누군지 아니”…영화 ‘범죄도시’ 주인공 장첸의 명대사

강력계 형사와 조선족 조직폭력단 간의 대결을 그린 영화 ‘범죄도시’는 개봉 전, 흥행 부진을 점친 영화 평론가들의 예상과 달리 누적 관객수 약 690만 명을 달성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는 친구(818만명), 내부자들(700만 명)에 이어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순위 3위를 차지한 기록이다. 영화 속에서 조직폭력단 우두머리인 장첸이 타 조직원에게 던진 대사 “니 내가 누군지 아니”는 윤계상(38)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와 중독성 있는 말투에 다양한 형태로 변형, 온·오프라인에서 확산됐다.

장첸의 사진과 유행어 '아이받니'를 합성한 사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대표적으로 이 영화 속 인물로 나온 장첸의 “니 내 전화 아이받니?”는 험상궂은 얼굴과 함께 짤(짧은 글을 곁들인 그림이나 사진)로 퍼져 전화를 받지 않으면 큰 일이 날 것 같은 느낌까지 주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 밖에도 ‘돈 빌리고 안 갚는 친구 범죄도시 장첸으로 돈 받아내기’ 등 장첸의 말투를 흉내낸 유튜브 영상이 조회수 70만회에 달하는 등의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한편 조선족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경계하는 ‘조선족이 영화 범죄도시 본 썰’ 영상 또한 조회수 40만회에 달하며 관심을 받았다.

“동의? 어~ 보감!” 등 급식체…급식을 먹는 초·중·고 학생들이 쓰며 퍼진 언어

국내 1인 미디어 시장 규모는 2,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될 만큼, 최근 대중화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1인 방송 진행자들이 사용한 말투는 SNS를 통해 10대들에게 빠르게 퍼져나가면서 ‘급식체’로 자리잡았다. ‘지리다’, ‘오진다’, ‘~하는 부분’, ‘~하는 각’, ‘실화냐?’ 등의 표현에서부터 “동의? 어~보감!”, “에바참치꽁치삼치”처럼 비슷한 발음의 단어를 나열한 형태, 특정 글자를 모양이 비슷한 다른 글자로 대체하여 표현한 ‘야민정음’등으로 다양하다.

학생들이 쓰는 '급식체'용어를 패러디한 '급식체 특강'의 한 장면. tvN SNL 캡처.

현재 급식체는 방송과 온라인 메신저 등을 통해 확산된 가운데 세대를 막론한 유행어로 자리 잡았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6,000명을 대상으로 한 ‘2017년 최고의 유행어’투표에서도 야민정음을 비롯한 ‘급식체’가 2,482표를 얻으며 1위에 올랐다. 서울시 상도동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전희정(16)씨는 “아직도 학교와 SNS에선 급식체를 많이 쓴다“며 “같이 언어를 공유하는 재미도 있고, 방송에서도 많이 사용하니까 유행에 따라가려고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초 공개할게요”…개그맨 고장환이 신발 협찬 소식을 전하며 한 말

지난 11월8일엔 개그 그룹 ‘나몰라 패밀리’의 개그맨 고장환(33)씨가 올린 48초짜리 영상이 선풍적인 화제를 일으켰다. 해당 영상은 고 씨가 ‘최초 공개’하겠다며 A 브랜드에서 협찬 받은 신발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이 영상에서 고 씨는 375㎜ 신발을 보면서 “잘 모르겠어요”를 연발했고 온·오프라인에서 유행어로 떠올랐다.

유행어를 활용한 나몰라패밀리의 후속 영상과 패러디 영상들이 업로드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이 영상의 유튜브 조회수는 300만회에 달했고 기타 SNS에서도 공유된 영상마다 조회수가 수 십만 회를 기록했다. 연예인들과 일반인들이 따라 한 영상이 유튜브에만 400여개가 넘을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이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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