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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뮤직]미국 빌보드에서 보여준 방탄소년단의 '국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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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뮤직]미국 빌보드에서 보여준 방탄소년단의 '국격'

입력
2018.02.2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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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 잡지 표지 모델로 발탁됐다. Photographed by Peter Ash Lee for Billboard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 잡지 표지 모델로 발탁됐다. Photographed by Peter Ash Lee for Billboard

강원도 평창에서 대한민국 국민임을 뿌듯하게 하는 소식들이 연일 전해진다. 이 가운데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를 다시 한 번 화려하게 장식하며 우리 대중음악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대중음악 차트이자 대표적인 음악 매거진 빌보드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이 표지로 나선 잡지를 공개했다. 빌보드 매거진은 해당호에서 방탄소년단 멤버 전체를 표지로 내세웠을 뿐 아니라 이례적으로 멤버 개개인을 표지로 한 7종을 추가, 총 8종을 발행했다. 빌보드가 그룹의 멤버 개인을 각각 표지를 담은 것은 1894년 11월 발행 이후 첫 사례이다. 또 빌보드 공식 홈페이지에 방탄소년단의 소식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방탄소년단만의 메뉴를 따로 구성해 배치하기까지 했다. 방탄소년단의 위상을 실감케한다. 

 

“방탄소년단, 반드시 완판된다!”

 

국내 가수가 빌보드 매거진의 표지를 장식한 건 방탄소년단이 처음은 아니다. 2010년 JYJ, 2012년 싸이가 한 차례씩 표지에 얼굴을 실은 바 있다. 하지만 7명의 멤버 개별 표지와 팀 전체의 모습까지 8종으로 발행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잡지사 편집국에서 표지선정 과정은 ‘도박’으로 불린다. 아무리 유명한 스타를 써도 판매부수가 오른다는 확신이 없다는 뜻이다. 하나의 아티스트로 8종의 표지를 구성할 때는 판매부스를 올릴 가능성 있다 수준이 아니라 완판 될 것이라는 확신이 없이는 내릴 수 없는 결정이다. 잡지 출판업계에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상업적 판단이며 이는 방탄소년단이라는 아티스트에 대한 현재 미국 대중문화계의 평가다. ‘방탄소년단은 무조건 팔린다’는 확신 말이다.

 

또 이 같은 표지전략은 방탄소년단의 미국에서의 스타성과 인지도를 반영하는 결과기도 하다. 표지 선정은 크게 해당 표지 모델의 유명세와 화제성, 호감도 세 가지로 결정된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와 올해 빌보드 어워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등의 시상식과 지상파 방송에서 얼굴을 알리며 미국에서 뛰어난 화제성을 증명했다. 무대뿐 아니라 수상소감, 방송출연, 인터뷰 등을 통해 좋은 평가를 받으며 호감도 역시 대폭 끌어올렸다. 이번 빌보드의 8종 표지 발행은 방탄소년단이 미국에서 ‘한국의 7인조 보이그룹’으로만 더 이상 인식되지 않으며, 개별 멤버 하나하나를 어렵지 않게 구별할 수 있을 만큼의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 잡지 표지 모델로 발탁됐다. Photographed by Peter Ash Lee for Billboard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 잡지 표지 모델로 발탁됐다. Photographed by Peter Ash Lee for Billboard

“지금, 방탄소년단을 보라!”

 

빌보드가 공식 홈페이지에 ‘방탄소년단 카테고리’를 별도로 구성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전통적인 잡지와 신문, 방송를 비롯해 온라인 매거진까지 모든 미디어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기사 자체보다 편집이다. 기자, 에디터들이 모인 편집국에서 최종적으로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에게 편집장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편집장은 이번 호에 가장 중요한 의제가 무엇인지 결정하고 이를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배치하는 역할을 한다. 소위 말하는 아젠다 세팅이다.

 

미디어 이론에서 아젠다 세팅(의제설정)은 미디어가 대중들의 인식을 반영한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의제를 설정해 대중들의 인식을 추동하고 변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한다.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홈페이지 메뉴 구성은 단순히 ‘방탄소년단이 이만큼 유명하다’는 현재 상황을 반영하는 결과가 아니라 방탄소년단을 ‘주목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중음악 미디어 빌보드가 말이다.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의 현재의 화제성보다 앞으로 더 거대한 성장 가능성을 이야기 하고 있으며, 미국 대중들에게 ‘지금 당장, 방탄소년단을 들어보라’고 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방탄소년단은 한국의 뮤지션이다!”

 

방탄소년단의 행보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뿌듯하게 다가오는 것은 이들이 공식석상과 인터뷰의 태도에서 비롯된다. 8종으로 발행된 빌보드 잡지 표지의 배경을 한옥으로 정한 것은 방탄소년단에게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삼겹살 등 한국 음식에 대해 언급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의도적으로 한국을 홍보하기 위함이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당연하게 팬덤인 ‘아미’(ARMY)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처럼 당연하게 자신들의 뿌리와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뿐이다.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이 ‘한국의 보이밴드’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 이 당연한 사실이 우리 대중들에게는 자부심이 된다. 방탄소년단이 ‘우리는 한국가수다. 그래서 한국어로 앨범을 만들고 무대에 오른다’고 당당히 말할 때 여기에 굳이 애국심을 말하거나 덧붙일 필요가 없다.

 

한류, K-팝 등 한국의 대중문화가 전 세계의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는 소식은 우리에게 언제든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의 열정과 재능이 전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준다는 사실은 단지 국민소득의 숫자나 새로운 과학적, 기술적 성과보다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물질적 차원의 비교 우열이 아니라 의식적, 정서적 차원의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평창에서 우리 선수들의 선전할 때 환희와 감동은 그들의 체력과 근력, 지구력, 테크닉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노력과 열정에서 전해진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평가와 그들의 음악에 대한 전 세계의 주목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열정과 가능성이 우리에게 자부심이 된다. 그리고 그들의 모든 행보는 현재 전 세계에 보여주는 대한민국과 우리 대중음악의 국격이다. 

박건욱 기자 kun11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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