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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 때문에… 뇌졸중 아버지 목 졸라 살해한 3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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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 때문에… 뇌졸중 아버지 목 졸라 살해한 30대

입력
2016.12.3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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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생활고를 이기지 못해 투병 중이던 아버지를 살해한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목 졸라 숨지게 한 고모(35)씨를 존속살해 혐의로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고씨는 29일 오후 11시쯤 서울 은평구 신사동 자택에서 천으로 아버지(61)의 목을 조르다 여의치 않자 손으로 입과 코를 막아 질식사 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후 섬유유연제를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실패하자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1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아버지를 집에서 홀로 간호해 왔다. 그는 6세 때 부모가 이혼한 후 아버지, 동생과 함께 지냈으나 동생이 결혼해 분가한 뒤 작은 원룸에서 아버지를 돌봤다.

그러나 간병에 전념하면서 생계가 막막해지자 극단적 선택을 했다. 특히 1년 전 간병을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뒤부터는 집에 먹을 쌀조차 없는 등 생활고로 인한 스트레스가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고씨는 경찰 조사에서 “변변한 직업을 가진 적 없는 아버지가 자식이 벌어온 돈마저 도박으로 탕진하고 겨우 마련한 식당도 도박 빚으로 문을 닫게 되면서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컸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아버지를 살해한 뒤 자살을 시도했던 만큼 죄책감은 느끼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경찰은 고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피해자의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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