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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진, 이번엔 ‘빵셔틀 지시’ 의혹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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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진, 이번엔 ‘빵셔틀 지시’ 의혹 공방

입력
2017.09.1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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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직원 빵셔틀 했다는데….. 누구 말이 맞나

한국일보 자료사진
한국일보 자료사진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비서실 직원에게 주말마다 ‘빵 셔틀’(빵 심부름)을 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돼 정치권 공방으로까지 번졌다. 식약처는 해당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겠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13일 식약처 등에 따르면 한 종합편성채널은 전날 법인 카드 사용 내역 등을 근거로 류 처장이 휴일마다 직원에게 빵 심부름을 시켜왔다고 보도했다. 이 종편은 “류 처장이 특정 제과점 빵을 유난히 좋아해 공무원인 비서에게 매주 빵 심부름을 시킨 것”이라며 “불량 청소년들이 쓰는 빵 셔틀이라는 말이 생각난다”고도 전했다.

이에 류 처장 사퇴를 요구해왔던 야당은 규탄을 쏟아 냈다. 자유한국당의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식약처장, 직원에 빵셔틀 시킬만큼 대단한 갑의 자리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류 처장은 먹거리 안전 문제를 책임져 달라는 국민의 목소리는 뒤로 한 채 빵셔틀 직원이 서울에서 공수해 온 빵으로 자기 배만 채우고 있었던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공직에서 물러나 전국팔도 맛빵집 기행이나 다니면서 남은 인생 보내는 것은 어떨는지 진지하게 고민해보기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국민의당도 논평을 내고 “식약처 공무원이 처장 입맛에 맞는 빵을 사 나르기 위해 빵봉지를 들고 서울과 충북 오송을 왔다 갔다 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 실패를 바로 잡으려면 류영진, 박성진 ‘진진브라더스’를 즉각 정리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당은 류 처장 보호에 나섰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한 언론의 확인되지 않은 보도에 (자유한국당이)논평을 낸 모양인데, 해당 부처가 해명자료를 통해 밝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최소한의 사실 확인 정도도 거치지 않은 ‘빵셔틀’ 논평에 ‘빵’ 터질 뿐”이라고 꼬집었다.

류 처장과 관련한 갖은 의혹과 사퇴 요구로 연일 진땀을 흘리고 있는 식약처는 “이번엔 왜곡이 너무 심하다”며 발끈했다. 식약처가 내놓은 해명은 이렇다. 처장 비서 업무를 담당하는 해당 여성 직원은 류 처장의 전임자인 손문기 전 처장도 모셨는데, 그 때도 지금처럼 똑같은 서울 여의도 빵집에서 주말마다 빵을 사오는 관행이 있었다는 것이다. 손 전 처장의 전임인 김승희 전 처장 시절에 있던 다른 비서는 오송에 살아서 오송에서 매주 빵을 구입했다고 한다. 실제 식약처가 해명 자료에 첨부한 ‘2017년 여의도 제과점 구매 내역(기관운영비 카드)’을 보면, 류 처장 취임(7월 12일) 이전에도 거의 매주 일요일 여의도 빵집에서 3만~8만원 정도가 꾸준히 결제됐다.

식약처의 2017년 빵 구입 내역.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식약처의 2017년 빵 구입 내역.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적어도 류 처장이 비서에게 주말마다 서울에서 빵을 사오게 하는 관행을 새롭게 만든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또한 여의도 빵집은 전국 곳곳에 있는 ‘파리 크라상’으로 굳이 프랜차이즈 빵집의 특정 지점을 콕 집어 빵을 사라고 지시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 식약처 설명이다.

그렇다 해도 직원이 휴일에 서울에서 처장의 간식을 구입해 월요일 아침마다 빵 봉지를 싸 들고 충북 오송까지 버스를 타고 내려오는 관행이 적절하냐는 지적은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해당 빵은 처장 전용이 아닌 처장실을 찾는 손님에게 내놓기 위한 업무용 간식”이라며 “해당 여직원은 서울 양천구 목동에 거주하면서 월요일 새벽 오송으로 출근하기 때문에 월요일 아침에 빵을 구입하기 어려워 개인 편의에 따라 일요일에 미리 빵 등을 구입한 것”이라며 “현 처장은 부산에서 줄곧 살아왔기 때문에 여의도 지역을 잘 알고 있지 못하며 빵도 즐겨 먹지 않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 비서는 이달 1일부터 육아 휴직에 들어간 상태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류영진 식약처장. 연합뉴스
류영진 식약처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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