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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아재? 불혹 앞둔 다이나믹 듀오가 사는 법

입력
2016.09.20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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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힙합이 국내에 상륙한 지 20여 년 만에 주류 음악으로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대중화 과정에서 쌓아온 노력과 실력에 비해 저평가되는 MC(래퍼)들도 생겨나고 있 다. 자이언티, 지코를 사랑하지만 주석, 피타입을 모르는 새내기 힙합팬을 위해 준비했다. 여기, 새로운 라임(운율)과 플로우(흐름)를 개발하며 힙합의 발전을 끌어간 MC들을 소개한다.

힙합 듀오 다이나믹 듀오는 여러 후배 래퍼들에게 귀감이 되는 힙합계의 터줏대감이다. 아메바컬처 제공
힙합 듀오 다이나믹 듀오는 여러 후배 래퍼들에게 귀감이 되는 힙합계의 터줏대감이다. 아메바컬처 제공

'쇼미더머니 5' 우승자인 래퍼 비와이는 공식석상에서 선배 가수 다이나믹 듀오를 종종 언급한다. 이들이 직접 가사를 쓴다는 걸 알면서부터 힙합의 매력에 빠졌다는 거다. 다이나믹 듀오는 2004년 1집 '링마벨'(Ring My Bell)부터 꾸준히 흥행가도를 달렸다. 힙합 듀오 리쌍이 동기간 감성 힙합으로 전성기를 누릴 때, 이들은 경쾌한 축제용 음악으로 그들만의 스타일을 구축했다.

비와이, 씨잼, 지코 등 차세대 래퍼들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예전만큼 흥행 파워를 누리지 못 하는 건 사실이다. 심지어 멤버 최자(본명 최재호)는 14세 연하인 배우 설리의 남자친구로 더 자주 언급되는 게 아니냐는 비아냥도 있다. 하지만 그룹은 아직 건재하다. 지난 4월 공연 행사 에이전시인 메르센의 조사에 따르면 다이나믹 듀오가 올해 대학 축제 섭외 요청 순위 3위를 기록했다. 1위는 가수 싸이, 2위는 걸그룹 마마무다. 데뷔 16년, 어느덧 30대 후반이 된 이들이 아직까지 대학가를 종횡무진하며 젊게 사는 비결은 뭘까.

1. 대학가의 악동으로… 정체성 확립

개코(본명 김윤성)와 최자는 중학교 때부터 친구 사이였다. 1999년 언더그라운드에서 4인조 그룹 K.O.D로 활동하던 두 사람은 MC 커빈의 눈에 띄어 그룹 CB매스를 결성했다. 2000년 데뷔한 CB매스는 1집 흥행 이후 3년간 3집 앨범까지 발매했다. 특출난 프로듀서 커빈이 팀을 이끌었으나 이후 금전적인 문제로 최자, 개코와 충돌하면서 결국 해체수순을 밟았다.

최자와 개코는 2인조 팀을 꾸려 재기에 나섰다. 작정하고 무대를 즐겨보기로 하고 정규 1집의 타이틀곡을 '링마벨'(Ring My Bell)로 정했다. 유쾌한 분위기에 맞춰 춤추는 말까지 무대에 세웠다. 말 가면을 뒤집어 쓴 당시 매니저 LJ는 숨겨진 제 3의 멤버로 불리며 곡만큼이나 인기를 끌었다.

2005년 '고백', 2007년 '출첵'까지 발표하면서 이들은 대학가 축제 섭외 1위로 등극했다. 안정적인 활동으로 2인조 데뷔 2년 만에 레이블 아메바 컬처까지 출범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메바 컬처에는 가수 자이언티, 크러쉬, 슈프림팀, 프로듀서 프라이머리 등 젊고 개성 강한 뮤지션이 영입됐다.

4집 타이틀곡 '솔로'(Solo)는 3집까지 추구하던 디스코 멜로디를 탈피해 전자 악기 소리로 세련된 분위기를 살렸다. '어머니의 된장국', '아버지' 등 이전보다 폭 넓은 주제를 다룬 점도 눈에 띄었다. 2009년 발매한 5집 역시 '사우나', '잔돈은 됐어요' '두꺼비 집' 등 독특한 주제를 노래했다. 7월에는 프라이머리, 크러쉬 등 아메바 컬처 멤버들과 파티에 어울리는 신곡 '하이파이브' (High Five)를 공개해 특화된 음악성을 과시하기도 했다.

힙합 듀오 '다이나믹듀오'. 2005년 '고백'으로 활동하던 당시의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힙합 듀오 '다이나믹듀오'. 2005년 '고백'으로 활동하던 당시의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2. 국내 최고의 정박자 래핑

다이나믹 듀오는 정박자의 플로우에 강세를 보이는 그룹이다. 특히 개코는 하이톤의 목소리와 정확한 발음, 정박자의 래핑을 선보여 전달력이 좋은 래퍼로 평가받는다. 보컬도 여느 가수만큼 노련해 R&B 장르의 후렴구까지 능숙하게 소화해낸다. MBC '복면가왕'에 출연해 노래 실력을 과시했을 정도다.

빠른 래핑, 화려한 기교가 유행하는 최근 판도에서 다이나믹 듀오가 도태되지 않았던 것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자세 덕분이다. 2000년대 초반 20대를 대변하는 가사와 유쾌한 디스코 멜로디로 그룹의 정체성을 확립한 이들은 정규 4집부터 하우스, 모던 락 등 다양한 장르와 자전적 성향의 곡을 발표했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20대 후반의 고민들도 다루기 시작했고 이 가사들이 다시 한번 대중의 공감을 샀다. 세련된 멜로디를 추구하면서 정규 6집부터는 차분해진 표현력을 선보인다. 그래도 여전히 다양한 축제에서 러브콜이 쏟아지는 걸 보면 힙합계 ‘아재’가 아닌 ‘영원한 악동’으로서의 역할을 잘 소화하고 있는 셈이다.

● 정규 1집 'Ring My Bell'

●정규 2집 '고백'

●정규 3집 '출첵'

●정규 4집 'Solo'

●정규 5집 '죽일 놈'

●정규 7집 'BAAAM'

● 'High Five'

이소라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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