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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연ㆍ아이비 마녀 가세... 연기ㆍ노래ㆍ소품까지 블록버스터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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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연ㆍ아이비 마녀 가세... 연기ㆍ노래ㆍ소품까지 블록버스터 실감

입력
2016.05.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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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위키드에 출연한 두 주인공 차지연(오른쪽)과 정선아. 설앤컴퍼니 제공
뮤지컬 위키드에 출연한 두 주인공 차지연(오른쪽)과 정선아. 설앤컴퍼니 제공

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비튼 뮤지컬 ‘위키드’가 돌아왔다. 악마의 대명사로 나온 초록마녀가 사실은 까칠하지만 착한 마녀였고, 선한 마녀인 금발마녀가 공주병 허영덩어리라는 설정의 이 작품은 원작의 선악 구도를 뒤집어 인물들의 우정과 성장, 사회적 편견과 이면의 진실 등을 이야기한다. 2003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현재까지 총매출 10억 달러를 넘었고, 2012년 오리지널팀 내한 공연, 2013년 한국어 공연 등 두 번의 공연만으로 관람객 50만 명을 모으며 국내에서도 열풍을 일으킨 바 있다.

7월 서울 공연을 앞두고 18일부터 한 달여 대구 공연에 나선 ‘위키드’를 미리 봤다. 초록마녀 엘파바 역의 차지연과 박혜나, 금발 마녀 글린다 역의 정선아와 아이비 주인공 4명의 무대를 모두 관람한 뒤 비교했다.

“무대에 서면 독보적인 카리스마가 있다.” 더블캐스팅된 박혜나의 관람평처럼, 차지연은 폭발적인 가창력을 무기로 외강내유의 엘파바를 만들었다. 172㎝의 키와 긴 팔다리는 피부색이 달라 남들과 섞이지 못한 초록마녀의 처지를 효과적으로 표현했고, 위키드 대표 넘버인 ‘중력을 벗어나’에서 엘파바의 굳은 심지를, 극 후반 글린다와의 듀엣 ‘포 굿’에서 여린 마음을 섬세하게 드러냈다.

“흔들림 없이 한결같이 묵직한 엘파바.” 차지연의 말처럼 박혜나는 안정적인 연기와 가창력으로 극을 이끌었다. 위키드 초연 멤버로 호평을 받은 박혜나는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렛잇고’ 한국어 버전 주인공. 뛰어난 고음 처리는 ‘중력을 벗어나’를 부를 때 진가를 발휘했다.

“정선아는 똑같은 대사를 해도 다르다.”(아이비) 박혜나와 같이 초연 멤버였던 정선아는 통통 튀는 매력으로 무대를 이끌었다. 1막 대표 넘버 ‘파퓰러’에서 강약 조절만으로 객석을 들었다 놓고, 2막 도로시에게 황금 벽돌길을 알려주는 장면에서 ‘내가 길치인데 누굴 가르쳐’라고 애드리브를 구사하는 등 시종일관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아이비의 글린다는 진중하면서도 귀여운 마녀.”(정선아) 정선아가 글린다를 나르시시즘이 강한 캐릭터로 연기한다면, 아이비는 좀 더 사랑스럽고 상냥한 모습을 선보인다. 바비인형같은 화려한 외모로 동화책을 찢고 나온듯한 금발 마녀를 선보인다. 성악 발성과 진성을 오가는 부분에서도 안정적인 노래를 선보인다.

“전구 하나까지 장인들이 일일이 붙였을 것 같은 어마무시한 완성도의 무대”(차지연)란 말처럼, 화려한 의상과 소품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무대 꼭대기 12.4m의 거대한 ‘타임드래곤’의 포효로 시작하는 공연은 2시간 50분 동안 54번의 장면 전환을 단 한 번의 암전도 없이 물 흐르듯 펼친다. 엘파바가 ‘중력을 벗어나’를 부르며 노래 가사처럼 비상하는 1막 마지막 장면은 이 작품의 백미로 꼽힌다. 9가지 원단을 섞어 일일이 수작업으로 비즈 장식을 붙인, 글린다의 20㎏짜리 버블 드레스, 지구 지층에서 영감 받아 360겹 원단을 쓴 엘파바의 검은 드레스를 비롯해 350여벌 의상 제작에만 총 40억여원이 들었다.

대구=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뮤지컬 위키드의 대표 넘버 '파퓰러'를 부르는 아이비(오른쪽)와 박혜나. 설앤컴퍼니 제공
뮤지컬 위키드의 대표 넘버 '파퓰러'를 부르는 아이비(오른쪽)와 박혜나. 설앤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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