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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챙겨” 아내도... “리콜 사과” CEO도 인공지능

입력
2017.01.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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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이 일본 윈크루사에서 제작해 판매중인 홀로그램 가상여자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유튜브 캡처
한 남성이 일본 윈크루사에서 제작해 판매중인 홀로그램 가상여자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유튜브 캡처

“새해 첫 출근부터 늦으면 안 되잖아요, 어서 일어나세요.”

2020년 1월 2일 오전 6시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한 빌라. 사랑스러운 아내의 목소리로 동치성(30)씨를 깨운 것은 3주전부터 함께 살고 있는 인공지능(AI)이다. 높이 50㎝의 투명 유리관 안 홀로그램인 AI 아내 ‘이연’(사진)은 동씨가 옷을 입는 동안에도 “오늘 비가 올 확률이 60%니 작은 우산을 가져가세요”라며 살갑게 챙겨준다.

서울 역삼동 사무실로 향하는 도로 위는 차량들로 꽉 막혀 있다. 거북이 걸음이 이어지자 동씨는 뉴스를 보기 위해 차를 자율주행모드로 전환한다. 안경보다 큰 형태의 증강현실(AR) 기기를 착용한 채 차량 전면 유리에 뉴스를 띄우자 간밤에 수십명이 터널 안에 고립된 사고가 있었다는 영상이 뜬다. 그러나 드론으로 사고 상황을 파악한 뒤 직립보행하는 4m 높이의 거대 로봇 20대가 투입돼 한 시간 만에 사람들을 구조했다는 보도가 이어진다.

오전 9시 동씨가 근무하는 한 자동차 기업의 회의실. 이 회사는 최근 리콜 사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달 부임한 AI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저커버그’는 지난 10년 간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리콜 사례와 대응 데이터를 분석한 뒤 “오전 내 온ㆍ오프라인 사과문 배포와 사죄 캠페인 전개”를 오늘의 목표로 정한 뒤 전 직원에게 각자의 임무를 통보한다.

점심 시간이 되자 동씨는 회사 건너편의 식료품점으로 향한다. 여느 때처럼 스마트폰으로 앱을 켜고 키오스크에 찍은 뒤 입장한다. 샌드위치와 주스를 골라 출구를 그대로 통과하자 스마트폰 화면에 앱과 연동된 온라인 계정에서 1만원이 빠져나갔다는 메시지가 뜬다.

퇴근 길 이연에게서 문자가 온다.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된 냉장고 안의 품목을 살핀 AI 아내는 지난 2주간 우유를 마시지 않았다며 오는 길에 사오라고 보챈다. 집 근처 새로 생긴 대형 무인 점포 안에서 동씨는 로봇 안내원과 마주한다. “저지방 우유를 찾고 있어”라는 동씨의 말에 로봇은 동씨를 2ℓ 용량의 저지방 우유 앞으로 데려간다.

동씨의 하루는 데이터혁명이 불러 온 ‘지능정보사회’의 일상이다. 이미 일본 기업 윈크루는 지난달부터 가상 여자친구 로봇 ‘게이트박스’를 300여만원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는 창업자 레이 달리오의 경영 방식을 모방한 인공지능 CEO를 개발중이다. 아마존도 시애틀 본사 1층의 계산대 없는 식료품점 ‘아마존 고’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미래의 하루에 녹아든 인공지능ㆍ자율주행ㆍ음성인식ㆍ증강현실 등의 첨단 기술은 이용자와 주변 환경의 ‘데이터’를 서로 연결시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낸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 데이터 전쟁에 나서는 이유다. 김진호 서울종합과학대학원대 빅데이터 MBA 교수는 “다양한 경로로 수많은 데이터가 넘쳐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데이터의 연결과 축적은 기업은 물론 국가의 생존 필수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 [데이터혁명이 시작됐다] <1>축적된 데이터가 바꾸는 미래

고객 쇼핑 취향 ‘딥러닝’…구매 예상 리스트 족집게처럼

"데이터센터가 보물창고" IT공룡들 구축 전쟁중

"AI는 마법상자 아니다… 인간을 위한 기술 돼야 존재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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