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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기자

등록 : 2017.10.06 17:52

문 대통령이 추석인사에 ‘남녀 함께’ 강조한 까닭은

등록 : 2017.10.06 17:52

페미니스트 대통령 선언 후 성평등정책 적극 추진

공직자 임명 시 배우자 꽃다발 증정 등 의전 변화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관저 소회의실에서 한가위 연휴를 맞아도 명절 없이 근무하는 이들에게 격려 전화를 하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이 전화를 건 이들은 남극 세종과학기지 이재일 선임연구원, 서해5도 특별경비단 김운민 순경, 서울 다산콜센터 이하나 상담원, 홍익지구대 주연화 경사, 해남소방서 고금 119안전센터 김평종 센터장, 독도경비대 엄상두 대장 등 10여 명이라고 청와대 측은 밝혔다. 청와대 제공=연합뉴스

“즐거움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가위 연휴 동안 우리 여성들과 남성들 무엇이든 같이하면 좋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교통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대국민 추석인사를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명절에도 일하던 ‘여성긴급전화 1366’의 최은미 상담사에게 격려전화를 걸어 “여전히 명절음식 장만은 여성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이제는 남녀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가 생겨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을 선언한 문 대통령의 성평등 의식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성평등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새 정부 인수위원회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자문위 김연명 사회분과 위원장은 지난 6월 성 평등 정책을 논의하며 “개인적으로 성 평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도 그런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성평등 문제가 여성 인권 차별뿐 아니라 여성의 사회 진출, 저출산, 일ㆍ가정 양립 등 사회 전반의 문제와 연결돼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취임 후에는 성 평등 정책도 속도감 있게 추진됐다. 대선 공약인 여성 내각 30% 임명도 달성했다. 그간 여성가족부ㆍ문화체육관광부ㆍ보건복지부 등 여성 장관의 역할이 한정됐던 것에서 벗어나 핵심 부처인 외교부ㆍ고용노동부ㆍ국토교통부 장관으로 확대됐다.

내각뿐만이 아니다. 청와대 비서관 중에도 여성 참모들이 주요 정책을 이끌며 활약 중이다. 저출산ㆍ성평등 정책을 담당하는 은수미 여성가족비서관, 탈원전ㆍ미세먼지 대책을 맡은 김혜애 기후환경비서관, 대국민 온라인 소통을 담당하는 정혜승 뉴미디어비서관, 시민단체와 청와대의 가교 역할을 하는 김금옥 시민사회비서관 등이 그들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장ㆍ차관 등 주요 공직자 임명식 때 배우자를 함께 초청해 꽃다발을 수여하고 있다. 배우자도 함께 내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전 방식에 변화를 준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국무회의에서 직접 여성을 겨냥한 몰래카메라 범죄에 대한 강력한 법적 대응과 피해 구제에 대한 고강도 대책을 주문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26일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디지털성범죄(몰래카메라 등) 피해방지 종합대책’을 보고하고, 몰래카메라의 수입ㆍ판매업 등록제 도입과 수입 심사 강화는 물론 디지털 성범죄자 처벌과 관련해서는 벌금형을 없애소 징역형으로 처벌하기로 했다. 공약이었던 대통령 직속 성평등위원회 설치도 이달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모두 문 대통령의 성평등 의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성평등 정책에 대한 반발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평등 정책에 대한 불만과 반발이 되려 성 대결 구도를 고착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방의 베스트 청원 10개 중 4개가 젠더 문제와 관련돼 있을 정도로 성평등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폭발적이다. 청원 대부분도 “남성뿐 아니라 여성도 국방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1인 가구 여성 임대주택 70% 지원 정책 폐지해 달라”, “출생 시 아이가 어머니의 성을 따르게 해 달라” 등 휘발성이 큰 문제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녀가 적대시하거나 대결할 상대가 아니라 함께 문제를 풀어 나갈 동지라는 관점을 반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임명식 수여식을 마친 뒤 김동연 신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부인 정우영 씨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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