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성 기자

등록 : 2018.01.27 22:27
수정 : 2018.01.28 00:15

대화 나왔으니 이제 압박 거두라는 북한

등록 : 2018.01.27 22:27
수정 : 2018.01.28 00:15

“화해 분위기에 찬물”… 일관된 대미 비난

美 대북 제재ㆍ전략무기 전개 철회 요구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24일(현지시간)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을 도운 북ㆍ중ㆍ러 기관 9곳과 북한 출신 개인 16명, 북한 선박 6척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미국의 고강도 대북 제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뉴욕=AP 연합뉴스

“미국이 남북 화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올 들어 돌연 재개된 남북 협상 뒤 북한이 내놓고 있는 주장에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다. 한반도 긴장이 누그러지기를 바라지 않는 미국이 경제ㆍ군사적 압박을 지속ㆍ강화하며 민족 공조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화에 나왔으니 이제 그만 죄라는 얘기지만 철회커녕 늦출 뜻도 없다는 게 한미 입장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7일 최근 미국의 추가 대북 제재와 관련한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의 질문에 “미국의 단독 제재 놀음은 군사적 위협과 함께 제재ㆍ압박으로 기어이 우리를 압살해보려는 적대시 정책의 연장이며 북과 남 사이의 교류와 협력 과정에 찬물을 끼얹고 정세를 격화시켜 보려는 흉심의 발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저들의 ‘제재법’에 따라 벌려놓은 단독 제재는 주권국가는 그 어떤 경우에도 다른 나라 사법권의 대상으로 될 수 없다는 보편적인 국제법에 대한 난폭한 위반인 동시에 명명백백한 주권 침해 행위이며 엄중한 도발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가 전대미문의 제재ㆍ압박 속에서 강력한 핵 억제력을 보유한 현실을 보려 하지 않고 아직도 제재에 매달리는 미국이 답답하고 가소롭기 그지없다”면서 “미국은 이제라도 제정신을 차리고 시대착오적인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해야 하며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를 격화시키는 도발 행위들을 걷어치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4일(현지시간)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을 도운 북ㆍ중ㆍ러 기관 9곳과 북한 출신 개인 16명, 북한 선박 6척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보름여 앞두고 남북 교류 논의가 활발한 상황에서 강경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올 때까지 압박을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미 전략무기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해서도 북한은 비슷한 반응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북남관계 개선에 역행하는 대결 공조 책동’ 제하 개인 필명 논평에서 최근 열린 제2차 한미 외교ㆍ국방(2+2)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고위급 회의를 비난하며 “미국은 우리의 주동적이며 성의 있는 노력으로 마련된 북남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달가워하지 않으면서 그에 노골적으로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강변했다.

이어 “문제는 남조선 당국이 미국의 계책에 놀아나면서 겨레의 통일 지향을 거스르고 있는데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남조선 당국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이성적으로 처신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미 양국은 17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에서 외교ㆍ국방 확장억제전략협의체 고위급 회의를 열어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이 지속되는 한 미 전략자산의 한국 및 주변 지역에 대한 순환 배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관영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시대착오적인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는 것이 급선무’ 제하 논평에서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를 거론하며 “우리의 주동적 조치에 의하여 조선반도 정세가 긴장 완화의 주로에 들어서고 있는 오늘 조선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운운하던 미국은 오히려 정세 발전을 눈에 든 가시처럼 여기면서 어떻게 하나 판을 깨버리려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나 아직 대북 압박 수위를 낮출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게 한미의 판단이다. 최근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재 체제 유지가 (북핵 폐기 유도) 동력 유지에 중요한 만큼 협상이 시작됐다고 제재 체제가 느슨해지지는 않는다”며 “북한이 (핵ㆍ미사일 실험 동결 같은) 핵 폐기 관련 조치를 취하는 게 제재 협의의 입구”라고 말했다. 북한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 대화할 의사가 있음을 보이는 게 급선무라는 것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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