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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30년 전 일본 ‘거품경제’와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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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30년 전 일본 ‘거품경제’와 비슷”

입력
2017.05.2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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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초대형 빌딩 무분별 매입

근로인구 감소, 부채비율 급증

FT “잃어버린 10년 올 수도”

2016년 3월 인천 거리에서 진행된 중국 관광객의 ‘치맥파티’ 모습.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 넘치는 중국 관광객은 거품경제의 반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천=홍인기 기자
2016년 3월 인천 거리에서 진행된 중국 관광객의 ‘치맥파티’ 모습. 한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 넘치는 중국 관광객은 거품경제의 반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천=홍인기 기자

현재 중국 경제가 30년 전 일본의 거품경제를 닮았으며 급격히 무너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시장 분석가 다수를 인용해 “부동산ㆍ주식 시장 투기 과열로 정점에 다다른 중국 경제가 한순간에 무너져 일본의 ‘잃어버린 10년(the lost decadeㆍ1991~2001년의 경기침체)’과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으며, 세계 경제에도 극심한 피해가 예상된다”는 기사를 냈다.

FT는 2017년 중국 경제 상황이 거품경제가 주저앉기 직전인 1989년 일본과 매우 흡사하다며 근거로 거금을 들여 무분별한 대외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을 우선 지목했다. 국영 화학기업인 중국화공(中國化工ㆍ켐차이나)이 스위스 농업기업 신젠타를 약 430억달러(52조원)에 매입한 사례는 1989년 일본 소니가 미국 컬럼비아픽처스를 매입한 것과 닮았다. 부동산회사 중투치지(CC랜드홀딩스)가 영국 런던 고층빌딩 중 하나인 치즈그레이터 빌딩을 11억5,000파운드(약 1조6,200억원)에 매입한 것도 역시 1989년 일본 미쓰비시기업이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를 매입한 것을 연상시킨다. 기업과 부동산 외에 비싼 미술품과 사치품을 사들여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 해외여행객이 늘어나는 양상도 일본과 비슷하다고 FT는 분석했다.

공통점은 또 있다. 인구구조상 노동가능인구로 분류되는 15~54세 인구 비중이 줄면서 중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일본에서 처음으로 이 비중이 준 것은 거품붕괴가 시작된 이후인 1990년이지만 중국은 이미 2012년부터 줄고 있다. 중국의 집값도 일본의 80년대 말과 다름없이 최근 어마어마하게 뛰고 있다. 베이징에서 100㎡(약 30평)짜리 아파트를 구하려면 500만위안이 소요되는데 지역민 평균 연간 소득의 50배다. 거품 절정기 도쿄에서 비슷한 집을 구하려면 직장인 봉급의 8.5배를 들여야 했다.

전문가들이 특히 우려하는 것은 급증하는 중국의 부채비율이다. 2017년 현재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260%까지 늘어난 상태다. 1989년 당시 일본의 총부채는 GDP의 132% 수준이었다. 지난 24일 신용평가기업 무디스가 중국의 신용등급을 28년 만에 강등한 것도 부채비율 때문이다. 중국 금융전문가 프레이저 하위는 “지난 8년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절반으로 떨어졌는데 부채비율은 두 배나 증가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다만 차이점을 강조하는 의견도 있다. 일본의 거품은 1985년 플라자 합의로 인한 엔화 고평가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는데, 중국 정부는 위안화의 가치를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또 중국의 막대한 부채 대부분은 정부소유 은행에서 빌린 것이기 때문에, 중국이 체제 내에서 빚을 얼마든지 통제할 수 있다. 맥쿼리의 투자분석가 래리 후와 제리 펑은 지난해 “중국 부채는 대부분 국영기업 사이의 부채라서 통상적인 신용분석을 하면 안정성이 과소평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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