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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추억의 비밀창고… 구세대 SNS도 진화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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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추억의 비밀창고… 구세대 SNS도 진화는 계속된다

입력
2015.10.0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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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폐쇄형, 2세대 개방형 거쳐 관심사 중심 뭉치는 3세대로 변화

싸이월드, 모바일 환경 맞춰 새출발

트위터도 화제성 트윗 한곳에 모아

흐름 좇는 변신 통해 옛 명성 찾기

직장인 박미선(31ㆍ여)씨는 지난달 친구에게 “싸이월드 미니홈피 방명록과 쪽지, 일촌평이 곧 사라지니 빨리 백업하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5년 만에 미니홈피에 접속한 박씨는 잊고 지냈던 대학 입학식 오리엔테이션(OT) 사진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사회관계형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박씨는 “연락이 뜸한 지인들도 사진을 보고 댓글을 다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며 “그날 이후 친구들과 싸이월드 속 과거 사진을 주고 받으며 ‘추억팔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싸이월드는 박씨처럼 2000년대 초반 10~30대였던 사람들이 대부분 이용했던 우리나라 1세대 SNS다. 직접 가상의 방(미니홈피)을 만들어 캐릭터(아바타)를 꾸미고 지인과 서로 친구를 맺으며 미니홈피를 무작위 접속(파도타기)하거나 전용 포인트인 도토리로 디지털 음원 등의 아이템를 구매하는 것이 특징인 서비스다. 지금은 흔한 일이 된 아이템 유료화의 물꼬를 튼 것이 바로 싸이월드다.

추억의 한 켠으로 사라졌던 싸이월드가 최근 인터넷에서 다시 화제다. 서비스 개편으로 미니홈피 방명록, 쪽지, 일촌평 서비스 등 일부 기능이 종료되면서 과거 기록들을 보관하기 위해 몇 년 만에 싸이월드를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며 나타난 사이버 회귀현상이다.

앞길이 불투명했던 싸이월드가 ‘추억의 힘’을 통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에 싸이월드는 지난달 30일까지 백업 서비스를 운영하기로 했지만 접속자가 폭주하자 10일까지 한시적으로 추가 백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인맥→개방→관심사로 대세 변화

적수가 없었던 싸이월드가 급속히 힘을 잃은 것은 2000년대 후반 미국 SNS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국내 상륙하면서다. 2세대 SNS인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지인 기반의 폐쇄형인 1세대 SNS와 달리 불특정 다수와 교류하는 개방과 공유가 특징이다. 국내에 처음 소개됐을 때만해도 실명을 내건 이 서비스들이 익명을 특징으로 하는 인터넷에서 성공 할 수 있을 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2세대 SNS는 스마트폰과 만나 예상보다 빠르게 대세로 떠올랐다. 트위터는 메시지 길이를 140자로 제한하고 순식간에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단순화해 모바일 시대 대표적인 소통 창구가 됐다. 일일이 댓글을 달지 않아도 쉽게 공감을 표시할 수 있는 페이스북의 ‘좋아요’ 기능은 “공감한다”는 표현의 대명사로 쓰이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화제가 되는 이슈나 관심사를 기반으로 뭉치는 3세대 SNS가 대세 자리를 이어받았다. 3세대 SNS는 지나친 개방에 피로를 느낀 이용자들이 ‘보고 싶고 알고 싶은 정보’만 찾아다니는 점을 겨냥했다. 페이스북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과 텀블러, 폴라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모두 샵(#)과 특정 단어를 함께 검색하면 해당 단어가 포함된 사진과 메시지를 모아서 보여주는 ‘해시태그’ 기능이 특징이다.

구세대 SNS는 진화 중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흐름을 놓친 서비스가 부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관계 형성'이 목적인만큼 이용자가 많은 서비스에 더 많은 사람이 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구세대 SNS들이 이 같은 통념을 깨트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싸이월드는 ‘싸이홈’이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했다. 싸이월드는 기존의 미니홈피에 블로그 기능을 더하고 모바일에 맞게 이용자환경을 단순화한 싸이홈을 7일 정식으로 선보였다. 싸이홈은 실시간 소식 전하기에 집중하는 다른 SNS와 달리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일상을 차곡차곡 기록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원하는 글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로 공유할 수 있도록 개방형 SNS 성격도 접목시켰다. 싸이월드 관계자는 “SNS에 접속했을 때 다른 사람 소식부터 봐야 하는 데 지친 이용자들에게 적합한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잭 도시 창업주를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하고 초심으로 돌아간 트위터도 7일 화제가 되는 트윗을 한 곳에 모아 보여주는 ‘모멘트’ 기능을 도입했다. 미국에 우선 적용되는 모멘트 기능은 세계 각국의 정상이나 유명인사들이 나누는 대화, 시민들이 직접 전하는 사건 소식, 스포츠 경기에 대한 실시간 반응 등을 트위터 내부팀이 선별해 제공한다. 이처럼 최신 흐름을 좇기 위한 변신으로 인스타그램에 이용자 수를 따라 잡힌 트위터가 예전의 명성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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